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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만지다] 무늬

기사승인 2014.12.09  00: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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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나뭇잎들이 포도 위에 다소곳이 내린다
저 잎새 그늘을 따라 가겠다는 사람이 옛날에 있었다
           - 이시영 시인, [무늬] 전문 무늬, 문학과 지성사(1994년)-

가을날

잠자리 한 마리가 감나무 가지 끝에 앉아
종일을 졸고 있다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차가운 소나기가 가지를 후려쳐도
옮겨 앉지 않는다
가만히 다가가 보니
거기 그대로 그만 아슬히 입적하시었다
           - 이시영 시인, [가을날] 전문 무늬, 문학과 지성사(1994년)-

 

[생각 하나]
[무늬]는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 시집에 실린 시들은 길이가 대부분 짧다. 시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나 묘사로 사실만을 표현한다. 언어의 함축적 미학이 아름답다. 감각적이다.

"마른논에 우쭐우쭐 아직 찬 봇물 들어가는 소리/앗 뜨거라! 실은 논이 진저리치며 제 은빛 등 타닥타닥 뒤집는 소리"[봄눈 전문]

사물을 바라보는 예리함과 섬세한 관찰력 속에서 맑은 서정이 넘치는 자연 서정시를 읽다보면 시인의 아름다운 표현과 자연의 따뜻함을 엿볼 수 있다.

시인의 시집으로는 [만월, 1976] [바람속으로, 1986] [길은 멀다 친구여, 1988] [이슬 맺힌 노래, 1991] [무늬, 1994] [사이, 1996] [조용한 푸른 하늘] [은빛 호각] [바다 호수] [아르갈의 향기] 등이 있다.

시(詩)를 만지다 보러가기➧시를 만지다

사진=문정호 기자
골프타임즈|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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