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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멘탈] '1초 기다림의 미학' 고개 숙인 골퍼 아뿔사~

기사승인 2016.05.11  15: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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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샷을 하고 고개 드는 타이밍을 평소보다 1초만 늦춰보라

▲ 자료사진=KPGA

공에 시선을 맞추고 샷을 한 직후 지면에서 공이 출발할 때 희끗 보였다면 헤드업안 한 것이고 공을 본 기억이 없으면 헤드업이라고...

[골프타임즈=골프야디지] 평소 보기 플레이를 하는 골퍼가 어느 날 새벽 라운드를 나갔다. 짙은 안개로 페어웨이는 자욱했다. 전방이 거의 보이지 않는 최악의 상황. 작은 방향 지시등에 의지한 채 무조건 캐디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샷을 했다. 그린 사정은 더 말할 나위 없었다. 홀컵이 보일락말락 하는 상태에서 퍼팅을 했다.

안개 속에서 마친 전반 9홀 결과는 믿을 수가 없었다. 생애 최초로 30대 스코어인 38타.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정작 더 놀라운 일은 후반 라운드에서 벌어지고 말았다.안개 때문에 앞 팀들이 밀려 족히 30분 이상 대기하다 안개가 걷히며 후반 나인 홀에 접어들었다.

필드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했다.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한눈에 다 보일 정도로 날씨는 최상이었다. 그러나 후반 9홀을 돌고난 스코어는 처참했다. 53타. 결국 91타라는 자신의 핸디만큼 치고 나왔다. 왜 그랬을까? 어떻게 전반과 후반 스코어가 15타씩이나 차이가 날까.

또 이런 예도 흔하다. 닭장 프로라고 잘 알 것이다. 인도어 연습장에서는 펄펄 나는 골퍼. 이 골퍼의 스윙을 보면 정말 완벽하고 프로들도 탐내는 정도다. 공은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고 구질 또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커쇼처럼 자유자재 완벽하다.

그렇다고 거리가 짧은가? 쳤다하면 280야드 이상 날리는 대단한 장타자다. 충분히 70대 스코어의 실력이다. 그러나 그의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필드에서 아직 85타 이하로 쳐본 적이 없다 한다.

필자는 의아했다. 도대체 저 완벽한 스윙을 가지고도 70대를 못 친다니.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 어느 날 그를 불러 함께 라운드를 나갔다. 초반부터 필드에서의 스윙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닭장 프로라는 별명의 이유를 알게 됐다. 내친김에 딱 한마디 필드레슨을 했다.

그날 그는 라베(라이프 베스트)인 77타를 기록했다. 그는 골프를 하는 한 앞으로 그 한마디 팁을 평생 가슴에 새기겠노라고 맹세했다. 그는 회원으로 있는 모 컨트리클럽 클럽챔피언 자리까지 올랐다.

한마디 팁이 과연 무엇일까. 이 천기누설과 같은 비급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러나 알고 나면 평범하다. 열쇠는 바로 '1초 기다림의 미학'이다. '세상 살면서 미리 알아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 맞다면 이는 바로 골프를 두고 하는 얘기다.

보기 플레이어의 예에서 보았듯이 전반 9홀의 신내림 같은 스코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짙은 안개 속에서 오직 공만 쳐다보았다는 것. 즉 날아가는 공을 미리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후반 나인 홀은 정반대, 활짝 갠 넓은 페어웨이에 자신의 공이 어디로 날아가나 미리 내다 보다가 기어이 낭패를 당한 것이다.

두번째 예의 닭장 프로를 보자. 연습장에서는 그물망 이외에는 볼만한 것이 없었다는 게 '연습장 슈퍼스타'로 불리는 첫째 이유다. 또 여러 번 반복되는 같은 샷에 숙달된 본능적인 관성이 더해져 비록 얼마정도 미리 내다봐도 공을 잘 맞힐 수 있었다.

그러나 필드는 다르다. 단 한 번의 샷만으로 모든 결과를 보여주는 넓은 필드에서는 연습장과 같은 슈퍼 샷을 재연해 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 골프에서 공적 1호는 바로 헤드업이다.

스스로 헤드업을 했는지 안했는지 본인은 판별하기 매우 어렵다. 본인은 절대로 헤드업을 안했다고 느끼지만 다른 상급 동반자가 옆에서 볼 때는 분명히 헤드업을 한 것이라고 한다. 미칠 지경이다. 비디오 판독을 하기 전까지는 믿지 못하겠다는 투다.

그럼 헤드업의 기준을 아는가? 잘 기억하시라. 바로 공에 시선을 맞추고 샷을 한 직후 지면에서 공이 출발할 때 희끗 보였다면 헤드업을 안 한 것이고 공을 본 기억이 없으면 헤드업이라고 보면 거의 맞는 말이다.

헤드업을 하게 되면 샷한 클럽은 좌로 45도 얼리 피니시(Early Finish)가 이루어지면서 사이드 스핀이 걸린다. 처음에는 타격한 힘이 살아 있어 직진으로 날아가지만 힘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공은 우측 사이드 스핀의 힘만 남게 된다. 바로 그때부터 점차 슬라이스가 되면서 공은 점점 우측방향으로 날아가게 된다. 공기역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보라. 샷을 하고 고개를 드는 타이밍을 평소보다 단 1초만 늦춰보라. 1초만 더 고개를 숙이고 있다면 골프클럽은 비구선(飛球線)과 일직선 방향으로 보다 길게 던질 수가 있으며 큰 아크와 함께 멋진 피니시로 이루어져 공은 멀리멀리 똑바로 날아간다..

고개를 뻣뻣이 들어 허세 부린다고 오해 아닌 오해를 샀던 골퍼들이여, 이제 1초만 더 기다려라. 1초의 기다림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나면 저절로 고개 숙인 골퍼가 될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골프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고개 숙인' 겸손한 골퍼로 거듭 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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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야디지 제공|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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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수 야디지코리아 회장, KPGA 중앙경기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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