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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골프 심리학] 골프, 피겨스케이팅 비교에서 비롯된 심리적 타격

기사승인 2017.01.23  00: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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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은 이해의 목적, 등수와는 무관해야...‘상대는 잘 하는데 왜 너는 못하니?’

▲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유튜브 화면 캡처)

결과로써 등수로 매겨 성적을 공개하는 것은 아이들의 기(氣)를 꺾어놓은 최악의 교육형태...부모는 결과만 강조 ‘지나친 자식사랑’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등수라고 하셨나요? 등수가 뭐죠?”

“영어공부를 하면서 어떻게 경쟁을 할 수 있죠?”

이 물음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핀란드 사람의 반응이다.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에게 시험을 치르게 하지만 등수는 매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시험을 치르는 목적은 해당과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반문하기를 ‘친구들끼리 비교해서 서열을 매기면 어떻게 협동심과 우정이 생길 수 있죠?’ 인터뷰에 응한 핀란드인은 ‘시험 결과로써 등수로 매겨 성적표를 공개하는 것은 아이들의 기(氣)를 애초부터 꺾어놓은 최악의 교육형태’라고 꼬집는다.

최근의 일이다. 필자는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상담을 했다. 입상경력도 있는 실력파 선수였지만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고 한다. 이제는 시합에 출전하는 것이 두렵고, 실수하는 모습을 더 이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한다.

한 때 좋은 기량을 보였던 선수가 왜 이런 마음이 됐을까 추적해보았다. 그 원인 중에 하나는 부모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있었다. “OO는 저렇게 잘 하는데 왜 너는 못하니?” 선수는 이 말을 들은 후 처음으로 ‘실수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자칫 선수가 ‘실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처럼 들릴 수 있다. 실수가 없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심리적 측면에서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태도를 180도 바꾸고 만다.

‘실수’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 때, 선수는 자기도 모르게 실수를 저지르는 자신의 모습을 암시하게 된다. 이러한 부정적 암시는 잠재의식에 자극을 주면서 지금의 경기상황을 위협으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신호가 바로 불안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불안은 몸을 위축시키고 만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바뀌는 것은 또 있다. 선수가 평소에 하지 않던 불필요한 노력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실수를 피하기 위해 보다 정확한 동작을 만들려고 애쓰는 것이다. ‘정확한 동작’을 위해 애쓰는 것 역시 골프나 피겨스케이팅 같은 종목의 선수에게 당연한 사실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경기를 망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가령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점프기술을 할 때, 특정 동작에 과도한 집중이 되어 있으면 오히려 자연스러운 동작을 할 수 없게 되고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골프 선수가 특정 동작에 대한 과도한 집중으로 유발되는 미스 샷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이렇듯 타인과의 비교는 자신을 부정적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면서 열등감을 조장하고, 결국 자신의 운동수행에 대한 본질을 망각하게 만든다. 운동수행에 대한 본질적 원리를 알 리 없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그저 ‘열심히’하는 태도를 원한다. 공부든 골프든 피겨스케이트든 그것이 무엇이든, 비교를 통한 자극이 그러한 태도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는 무지에서 비롯된 착각에 불과하다.

이런 자극을 받은 자녀는 일시적으로 열심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심리적 측면에서 보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자식사랑에서 비롯된 방법이 오히려 해가 된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이 땅의 부모들은 반드시 이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그토록 ‘잘할 수 있다!’ ‘할 수 있다!’와 같은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이유,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하지 않겠는가?

이종철 프로
한국체육대학교 학사, 석사 졸업, 박사과정(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전공)
現 서경대학교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한국체육대학교 골프부 코치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상담사
의상협찬 : 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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