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박소향 詩수다 19회] 여보! 당신도 괜찮죠?

기사승인 2017.02.27  00:43:04

공유
default_news_ad1

- 고독은 완벽한 자유이니까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혼밥? 혼술? 무슨 말이지? 요즘 매스컴이나 인터넷에서 자주 듣는 말인데. 그래서 찾아 보았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먹고, 무엇이든 혼자 해결하는 것을 ‘혼족’이라고 한다. 태어나는 사람은 적고 결혼도 늦게 하니 젊어도 혼밥, 노령 인구가 많아져 늙어도 '혼술'이다.

대학가에는 밥터디(밥+스터디 )도 있단다. 시대의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사회풍자 용어들. 그 말들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황당하다가도 금방 익숙해지니 공감대가 빨리 형상되나보다. 

군중 속의 고독처럼 은연중 그 환경에 익숙해진 탓일까? 사람들은 혼밥, 혼술의 ‘혼족’이 되는 것을 낯설거나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커피숍이나 음식점에도 혼자 오는 사람을 위한 자리가 있으니 세상 참 좋아졌다. 역설적이지만, 혼자이면서도 유대감으로 서로를 이해하면서 위로가 되고, 살아가는 힘이 되는 세상이니 너무 힘들어 하지 말자.

요즘, 혼족 고독을 나도 시작했다. 딸내미들 시집 가고, 나이를 더 먹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는 시간이 많아졌다. 가끔은 쓸쓸함에 눈물이 날만큼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잠시잠깐 인생 간이역에서 쉬는 우리네 삶 아닌가. 그러니 혼밥족이면 어떠랴. 고독은 완벽한 자유이니 혼자여도 괜찮다.

여보! 당신도 괜찮지?

기억의 편린 그 간이역에서

누군가의 고독한 편린들이
눈 감고 잠시 쉬었다 가는 곳
그 평온한 절망 속에 내가 기대고 있음은
사랑보다 더 절박한 시간들은
이미 떠나고 거기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숨 막히는 사랑이 
마음 열고 잠시 앉았다 가는 곳
그 치열한 그리움에 내가 또 기대고 있음은
더 사랑한 기억으로
오늘 거기 머물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랑한 기억
내가 사랑한 기억
우리가 사랑한 모든 기억들이
흙내음을 풍기며 사라지는 그 때에도
나는 여전히 거기 있을 것이다
잠시 잠간 우리들의 간이역이었던
쓸쓸함의 기억 그 자리에.

박소향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의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