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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겸의 연예코치] 막말, 막장과 매스컴의 교육적 기능

기사승인 2017.09.22  10: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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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 ‘생각하는 인간’이 되자

모르고 하는 말(언어)과 알고 하는 말은 달라, 방송에서 단순 인기와 흥미 본위 막말 언사는 막되어 먹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불견...

[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막말, 막장(된장, 탄광), 막걸리, 막국수, 막노동, 막일, 막소금, 막소주, 막국수, 막가파, 막장 드라마... 막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되는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이다. 영어로 “rude talk”가 적당하겠다. rude는 ‘무례한’의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막말은 듣는 이에게는 무례한 언사이다. ‘막’이라는 언어는 어떤 의미일까?

첫 번째로 '막'은 명사 앞에 붙어서 ‘닥치는 대로 하는’의 뜻으로 쓰이는 접두사이다. 예를 들면 '막말'은 접두사 '막’과 명사 ‘말’의 결합된 파생어이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함부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세차게 또는 심하게”의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두 번째로 상대방이 말대꾸 할 기회를 주지 않고 “딱 잘라 말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막바지, 막판, 막차, 막내 등이 있다. ‘망나니’라는 단어는 말과 행동을 ‘막’하는 ‘막’된 사람을 말한다. ‘막’의 한자의 의미는 ‘조(粗:거칠 조)’로서 거칠고 조잡하다는 의미이다.

2002년 방송인 김구라는 “창녀들이 전세버스 두 대 나눠 타고... 야, 이거 이거... 야, 창녀들이 전세 버스 두 대 나눠 타는 거는 정신대라던지... 뭐 참 오랜만에 보는 광경 아닙니까?”라고 막말을 함으로서 연예계생활에 치명타를 입었다.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는 것으로 ‘막’ 던져지는 언어는 그 사람의 ‘막’되어 먹었음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SBS '한밤의 TV연예'의 '한밤 상황실 제3구역'에서 '시청자들이 뽑은 막장드라마 순위'가 공개됐다. 1위 '오로라 공주', 2위 '아내의 유혹', 3위 '내 딸 금사월', 4위 '왔다 장보리', 5위 '신기생뎐' 였다. 막장드라마 특징은 바람, 이혼, 배신, 복수, 출생의 비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막장 드라마의 병폐는 무엇인가? 첫째, 사회를 오염시킨다. 드라마 ‘애인’은 유부남과 유부녀의 애인 열풍을 이끌었다. 이처럼 드라마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장은 매우 크다. 둘째, 비교육적이다. 드라마 ‘모래시계’는 깡패를 정의롭고 의리 있는 사람으로 그려내 학생들의 직업 1순위가 깡패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드라마가 ‘막’ 나가서는 안 되는 이유를 학문적으로 접근해보자면 심리학자 반듀라(A. Bandura)의 ‘인지사회학습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일명 ‘관찰학습’이라고도 한다. 인간의 행동은 학습되어 진다. 인간행동 특성은 그가 처해 있는 장면에 대해 자신의 해석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모델링(modeling) 효과’가 나타난다.

‘모델링 효과’란 학습자는 모델의 지위와 신분, 모델에 대한 신뢰 정도 등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예인의 말투, 전직 대통령의 언어와 행동을 개그맨들이 흉내를 내고 대중은 그것을 따라 한다. 이런 현상을 이해한다면 드라마 '애인'이 가져온 사회적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연예인은 자신의 캐릭터를 잡기위한 콘셉트라고 하겠지만, 연예인은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막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하겠지만 그로 인해서 마음 다치는 대중을 생각해야 한다.

매스컴은 오늘날 대중을 이끌어 가는 훌륭한 교사이며 지도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의 철학자이며 정치가였던 베이컨(F. Bacon)의 ‘4대 우상론’(The four idol)중 ‘극장의 우상’이 있다. 이는 전통, 역사, 권위를 무비판적으로 믿는 편견을 말한다. 예를 들면 유명 방송인의 말을 무조건 믿는 것이다. 이쯤해서 방송은 ‘막’에서 벗어나야 한다. 방송도 교육적 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정기편’에 “馬援曰聞人之過失 如聞父母之名 耳可得聞 口不可言也”(마원 왈문인지과실 여문부모지명 이가득문 구불가언야)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남의 허물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과 같이하여 귀로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 것"의 의미이다. 남의 허물은 비꼬고 탓하기 쉽다. 즉, 남의 말 하기는 쉽다. 그러나 결코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어 흠잡고 비꼬는 일은 삼가야 한다. 또한 ‘정기편’에 “耳不聞人之非 目不視人之短 口不言人之過 庶幾君子”(이불문인지비 목불시인지단 구불언인지과 서기군자)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귀로는 남의 그릇됨을 듣지 말고, 눈으로는 남의 결점을 보지 말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만 이것이 군자이다.” 라는 이야기이다.

파스칼은 그의 저서 ‘팡세’(Pensée)에서 “인간은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자연 중에서도 가장 약한 존재이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Man is but a reed, the most feeble thing in nature; but he is a thinking reed)라고 말한다.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갈대이다. 고로 상대방의 막말과 막 되먹은 행동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 따라서 ‘생각하는 인간’인 우리들이여, 말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임을 잊지 말자.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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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정겸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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