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이종철 골프 심리학] 규칙 준수는 골프의 ‘참 재미...성취감’

기사승인 2017.12.06  08:36:49

공유
default_news_ad1

-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게임...골프 안에서 맛보는 또 다른 세상

필드에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 있었다면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어려운 순간을 요행수로 피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극복했을 때 골프의 향기는 배가 된다.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여러분 혹시 골프규칙서를 보신 적이 있나요? 골프규칙서 서두에는 ‘경기의 기본 정신(The Spirit of the Games)’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첫 문장에 “골프는 대부분 심판원의 감독 없이 플레이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물론 ‘경기위원’이라 하여 심판의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있다. 하지만 다른 스포츠에서처럼 심판원이 항시 지정된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리하여 규칙서에서는 골퍼에게 규칙을 준수하는 성실성을 요구하게 된다. 골프는 아무런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도 플레이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판원이 없다는 것은 어느 누군가에겐 희소식이 되기도 한다.

김 사장은 공이 디보트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어느 샌가 옆으로 나와 있고, 분명 벙커모래에 푹 파묻힌 공이었는데 한 번의 실수 없이 탈출한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조금이라도 스윙에 걸리적거리는 것이 있다면 ‘이런데서 어떻게 볼을 치나 그려’ 하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볼을 건드린다.

티샷한 볼이 OB인가, 아닌가? 누구 하나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가장 먼저 뛰어간다. 왜 그렇게 뛰어갈까?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의 친구가 정직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뿐이다. 그러나 ‘어이 여기 공 살아있네’ 어김없이 공의 생존소식을 타전한다. 우리는 간혹 이렇게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경우가 있다.

‘규칙을 준수하자’는 것이 골프라는 ‘게임의 기본 정신’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꼭 지켜야 할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그 이유를 차례차례 살펴본다.

진정한 골프실력 향상에 걸림돌이 된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것처럼 한 번 버린 양심은 점점 커져서 더욱더 대담한 범행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마치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달콤한 유혹에서 헤어나기가 어렵게 된다. 이런 과정에 들어서버리면 진정한 실력을 키우는 데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항상 요행수를 바라게 된다.

당장 한두 타 요행을 부린다 해서 본인의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을까? 하기도 어렵겠지만 한다 해도 떳떳하지 못한 거짓 기록이 된다. 당장 한두 타 이득을 본다 한들 이 시합에서 합격할 것 같은가? 당장 한두 타를 속인다 한들 내기골프에서 이길 것 같은가? 천만에 말씀이다. 캐디 눈치 봐야해, 동반자 눈치 봐야해, 범죄 저질러 심장 떨려, 스코어도 떳떳치 못해, 시합에 통과하지도 못해, 기분만 찜찜해, 이런 것을 꼭 해야겠는가?

신뢰를 잃는다.
차라리 대놓고 범죄를 저지른다면 애교로라도 봐줄 수 있는데, 아무도 몰래 알 한번 까보겠다고? 으이구 다 보인다. 우리는 다 알고 있지만 서로의 신뢰도를 굳이 확인하려고 들지 않기 때문에 말을 안 할 뿐이다. 그냥 모르는 척 할 뿐이다. 그런 것도 모르고, 다 보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자꾸 알을 까고 있다. 호주머니에서 볼록했던 공이 없어졌다면 우리는 은밀한 작업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어김없이 또 하나의 공을 꺼내 호주머니에 장전하는 우리친구의 가련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으이고 저 미련 곰탱이 같으니, 이렇게 누군가에게 걸리기라도 한다면 이 사람의 인간성과 신뢰는 한 순간에 추락할 것이다. 이런 데도 꼭 해야겠는가?

팀 분위기를 망친다.
룰을 어기는 행동은 팀 분위기를 망쳐 놓을 수 있다. 많이들 겪어 보지 않았는가? 자기는 그곳에서 구제를 받아 놓고 ‘나는 안 봐준다’고 옥신각신. ‘give and take’라는 보이지 않는 법칙이 잔디밭 위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한다. ‘너 한번 봐줬으니까 나 한번 봐주라’ 마치 곗돈이라도 타듯 번갈아 불법을 저지른다. 공평이라는 명분하에 우리는 공동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적당히 주고받아 라운드가 잘 끝나면 다행인데 어느 한쪽이라도 ‘야야 그것은 못 봐주겠다’ ‘아니 왜 못 봐주냐?’ 하면서 급기야 싸움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다시는 저놈하고 볼 안 친다!’ 한다. 뭐 친선라운드야 적당히 봐주면서 그럴 수 있겠지만 골프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골프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없다.
골프의 ‘참 재미’ 중에 하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성취감에 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도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무엇인가 해냈을 때, 그 보람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이 된다. Par4홀에서 투 온 투 퍼트로 무난하게 파(Par)를 하는 것보다 쓰리 온 원 퍼트가 성취감이 더 높다.

평범한 쓰리 온 원 퍼트로 Par를 하는 것 보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나무 맞고 들어와 칩인해서 기록한 드라마틱한 Par가 훨씬 성취감이 높다. 이런 상황은 정말 버디보다 더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이런 것이 골프에서 ‘참 재미’가 아닐까?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 있었다면 그것은 ‘참 재미’로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어려운 순간을 요행수로 피하기보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극복했을 때 골프의 향기는 배가 된다.

한 학생이 날을 새워가며 공부하여 시험에 100점을 맞았다. 이 학생에겐 열심히 공부한 대가로 그 보람은 희열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 옆에 앉은 학생은 열심히 눈을 굴려가며 커닝을 해 100점을 맞았다. 이 학생에겐 커닝을 열심히 한 보람은 있을지 몰라도 노력한 보람은 느낄 수 없다. 머릿속에 남는 것도 없을 테고. 공부할 생각은 안하고 또 다시 커닝할 연구만 할 것이다.

골프에서 ‘재미’라는 요인은 많은 부분에서 찾을 수 있고 또한 저마다 다를 것이다. 우리 김 사장은 공만 똑바로 가면 ‘재미’가 있다고, 캐디와 농담 따먹기만 해도 ‘재미’난다고 하겠지만 골프가 재미있는 것은 세상을 살면서 느낄 수 있는 기쁨과 슬픔을 골프 안에서 맛볼 수 있어 좋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참 재미’ 아닐까?

이종철 프로
한국체대 학사, 석사, 박사수료(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現 서경대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前 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코치
의상협찬ㆍ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출처- 골프 생각이 스윙을 바꾼다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