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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길의 스타톡톡] 배우로 데뷔하는 아나운서 출신 정치학 박사 이현정

기사승인 2018.01.16  08: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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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방미인, 겸손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배꼽인사...‘아름다운 도전’

“환경적 요인으로 이루기 어려운 것들을 영화, 연극, TV드라마 등을 통해 배우로서 경험하면서 욕심을 채우고 싶다”

[골프타임즈=윤상길 칼럼니스트] 팔방미인(八方美人). 여러 가지 일에 능숙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요즘 방송가에 50대 중반의 한 여성이 팔방미인으로 불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주인공은 이현정씨. 그가 팔방미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충분하다.

이현정씨는 한국화가이며, 방송사 공채 출신 아나운서이고, 지상파 방송 등의 시청자 자문위원(KBS, EBS, MTV)을 지낸 방송인이다. 합창단의 단장을 지낼 정도의 실력을 지닌 뮤지션이며, 시민단체의 대표로도 활동한 사회운동가이다. 2개의 석사학위(미술학, 신문방송학)에 박사학위(정치학), 대학교수도 지낸 학자이기도 하다.

각종 집회의 초빙 0순위 인기강사로 유명세를 치르는 그가 배우란 직업에 도전했으니 그의 가족은 물론 친지, 직장, 학교 등 그와 관련된 이곳저곳에서 시끌벅적 이다. 그의 경력이나 현실적 환경으로 미루어 배우 데뷔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50대 중반 나이에 연기자 데뷔라니!?” 관계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만하다.

최근 이현정씨는 단막극 ‘가족애(愛) 탄생’(연출 손병조, 제작 하이씨씨)에 출연, 배우로 신고식을 치렀다. ‘가족애 탄생’은 ‘2017 KOCCA(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영상콘텐츠 지원 당선작’으로 이영하, 장순천이 남녀 주역을 맡은 TV드라마이다.

가족 붕괴의 원인이 된 황금만능시대를 비틀은 이 드라마에서 이현정씨는 돈 욕심으로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이어주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의문의 여인으로 등장한다. 출연 분량은 적지만 ‘팔방미인’답게 배우로서도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촬영팀의 전언이다.

첫 출연을 마치고 그는 “현실에서는 때로는 한 가지, 또 때로는 겹치기로 직업을 가져보았지만, 그것들을 동시에, 제가 경험하지 않은 분야까지 섭렵하는데 배우만한 직업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배우 선배들을 존경해요. 직업마다 변신하는 그 변화무쌍한 능력에 감탄할 뿐입니다.”라고 배우 입문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욕심이 많다. 이화여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동국대에서는 신문방송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불교방송 창립 아나운서 공채 1기로 입사해 8년간 마이크를 잡았다. 서울디지털대학에서는 언론정보 분야의 겸임교수로 후학을 지도했다. 이런 학구열은 욕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금이라도 학사 편입해 연기전공을 하고 싶은데, 남편과 아이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해 눈치만 보고 있는 중이다.”라며 욕심은 숨기지 않는다.

그는 사회활동에도 열심이다. 일찍부터 ‘다문화’에 관심을 보인 그는 2008년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공동대표로 취임한 이후 한국 최초의 다문화자녀합창단 ‘레인보우’를 창단, 단장을 지냈다. 서울온드림다문화가족센터의 센터장도 맡았다. 다문화 활동 틈틈이 한국화 전시회를 열어 아티스트로서의 ‘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에게 ‘팔방미인’이란 별칭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욕심쟁이’ 이현정이 여러 직업과 그에 따른 활동에 적극적이고, 수십 편의 논문으로 학문적 성과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배우란 영역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그는 “환경적 요인으로 이루기 어려운 것들을 영화, 연극, TV드라마 등을 통해 배우로서 경험하면서 욕심을 채우고 싶다.”라고 말한다.

TV 단막극 ‘가족애 탄생’을 끝낸 이현정은 곧 문형욱 감독의 신작 영화 ‘회항’에 출연할 예정이다. 또 대학로 연극인들과 교류하며 연극무대에 설 준비도 하고 있다.

욕심만 많은 게 아니다. ‘팔방미인’ 이현정은 늘 경계의 끈을 놓지 않는다. 바로 “재주 많은 사람은 깊이가 없다”거나, “다재다능한 사람보다 한 가지를 잘하는 인간이 낫다”라는 경구 때문이다. 그가 막내 동생이나 제자 또래의 선배 연기자에게 배꼽 인사를 습관화한 것도 ‘겸손’이란 낱말을 가슴에 품고 살아서이다. 이 늦깎이 배우의 도전을 응원한다.

윤상길 컬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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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윤상길
부산일보ㆍ국민일보 기자, 시사저널 기획위원을 역임하고 스포츠투데이 편집위원으로 있다. 장군의 딸들, 질투, 청개구리합창 등 소설과 희곡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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