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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 푸념에세이 71화] 내놓고 사는 목숨

기사승인 2018.03.07  08: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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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지고, 빨고, 먹는 것에 장난치지 마!

[골프타임즈=노경민 수필가] 아나바다운동.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 경제 목적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막자고 하는 운동이다.

스티로폼 상자 위에 랩을 씌우고 그 위에 내용물을 얹어 또 랩을 감고 또 감아서 종이상자 안에 차곡차곡 넣어 들고 가기 좋게 비닐 백에 다시 넣는다. 뜯어내고, 벗겨내고, 또 벗겨 과대포장으로 산더미같이 쌓여가는 쓰레기. 징그럽다 못해 무섭다. 저것들을 어째야 하나 싶어 덜컥 겁이 난다. 그 산더미를 태우면 유해연기가 피어오르고 대기오염에 원인이 된다.

“얘, 그 영수증 받지 마라. 그 종이 표면을 발색에 좋게 하려고 비스페놀 A라는 촉매제를 쓴대. 그게 손에 닿으면 피부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요즘들 피하잖니. 젖은 손으로 만지면 십중팔구란다.”

인간이 편리하고 시각적 효과를 내기 위해 여러 가지 물질을 만들어낸다. 그 하나가 열의 유해성분을 만들어 신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일테면 내분비계를 교란해 불안감이나 우울 지수를 높인다. 그뿐인가. 일회용품도 암이나 치매를 일으키는 등 생활 속의 유해독소는 넘쳐나고 비만에 당뇨 발생까지 유전시킨다.

공기 좋고 물이 맑아 산에서 흐르는 물을 마셔도 되고, 흙을 만지며 놀아도 건강하던 시절에 없었던 병들이 넘쳐난다. 피부질환에 호흡기, 알레르기….비염은 달고 산다.

“그 얘기 들었니? 커피점 컵은 괜찮은데 흘리지 말라고 씌워주는 뚜껑 말이다. PP는 괜찮고 PS는 안 된대. 이왕이면 도자기 잔에 마시는 게 최고지. 컵라면보다는 봉지라면을 끓여 먹는 게 좋고.”

PP는 합성수지성분이고 160도 열에도 견딘다. PS는 저밀도 폴리스타이렌으로 열에 약하다. 편리하다고 쓰는 화학물질인 플라스틱 용품들이 알게 모르게 노출된 우리 몸은 주의력 결핍에 과징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향수도 많이 뿌리면 정자 수가 감소한다는 제보다.

이러니 살겠나? 내놓고 사는 목숨이다. 덜컥 죽으면 복인데, 어디 장애라도 생기면,

빌어먹을 세상. 썩어 문드러질 세상이다.

만들어내는 사람도 무섭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무지하니 답답하다. 문명이 만들어낸 이기에 소름이 돋는다. 난 얼마 안 남았지만 내 자식과 그 자식은 어찌할 건가. 물려줄 것이 넘쳐나는데 그 더러운 것들을 함께 주어야 한다는 건 무책임하다.

일회용 말고 도자기에 스테인리스 스틸이 얼마나 좋은가. 개인 컵을 갖고 다니며 오늘 마실 커피는 내 손안에서 해결한다. 과대 포장지는 다 벗겨내고 알맹이만 보이게 묶어주라고 강경하게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

땅이 숨을 쉴 수 있게…

노경민 수필가|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노경민 수필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간결한 문체의 정갈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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