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골프 심리학] 본능적 조준, 감각적 정렬

▲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티샷 연습스윙(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자료사진=KPGA 민수용 기자 제공)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조준 또는 정렬(alignment)은 골프수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스윙이라도 조준이 잘못되어 있다면 공을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배우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언제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것’, 즉 본능적이고 감각적인 동작으로 해낼 수 있다.

골프는 사격, 양궁과 같이 표적을 누가 더 정확하게 맞추느냐 하는 타깃(target) 게임이다. 그러나 골프와 사격(양궁)의 다른 점을 생각해보자면, 골프는 격발(스윙) 시 눈으로 표적을 주시하지 않고, 일련의 몸동작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차이점은 자칫 표적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스윙 중 다른 생각(몸동작)을 하게 만든다. 물론 각자의 루틴 안에서 표적에 정렬을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 몸이 표적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찾고 계산된, 즉 머리로 하는 조준이라면 그것은 눈감고 방아쇠를 잡아당기는 멍청이 사격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몸이 표적에 반응한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것 역시 ‘지능을 발휘할 필요도 없고 머리도 쓸 필요도 없고 생각할 필요도 없는, 오로지 느낌이며 감(感)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자. 반경 5m인 큰 시계를 떠올려보자. 나는 시계 중심에 서 있다. 그리고 1에서 12까지 볼 바구니를 숫자위에 삥 둘러놓는다. 누군가가 12개의 숫자 중 하나를 외치도록 한다. 그리고 나는 그 방향의 바구니로 공을 던진다. 이쪽저쪽 연속해서 외치도록 한다.

외치는 소리에 따라 나도 바구니를 향해 공을 던진다. 이때 방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도록 내버려둔다. 어떤가? 들리는 소리에 따라 몸이 저절로 움직여지지 않겠는가? 좀 더 정확하게 던지기 위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조준과 정렬이라는 것은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다.

1루 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갑작스레 공을 던지는 투수, 이 순간 동작에 대해 무슨 지능을 쓰겠는가? 오로지 표적을 향해 몸이 반응하는 순간이다. 2대일 1 패스로 수비수를 따돌리는 축구선수, 좀 더 정확한 방향으로 패스를 하기 위해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화려한 드리블로 점프 슛을 성공시키는 농구선수, 찰나의 순간에 머리 쓸 겨를이 있겠는가? 오로지 느낌이며 감이 필요한 순간이다.

이렇게 몸을 반응시킨다는 것은 내 몸이 움직이도록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을 말한다. 표적을 정하고 몸의 느낌이 그 표적을 향해 달려간다면 ‘몸이 반응한다’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다. 내 몸은 표적을 향해 스스로 알아서 움직일 것이다. 다시 말해 좀 더 정확하게, 좀 더 일관성 있게 정렬하기 위해 어떠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냥 서면되고 그냥 치면 되는 것이다.

만약 스윙 시 조준이 잘못되어 공이 원하는 대로 가지 않는다면 다음에 다른 느낌으로 정렬하면 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일관된 느낌으로 자리가 잡힐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믿고 샷을 하면 이보다 더 정확한 조준이 없을 것이다.

골프에서의 스윙은 공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수단이 목적이 되어서는 예선통과가 목표인 골프를 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목적은 완벽한 스윙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공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연습장에서 자신의 연습 패턴을 돌아보라. 행여 표적 없이 연습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혹시라도 직사각 매트 방향으로만 똑바로 치려들지는 않는가?

이종철 프로
한국체대 학사, 석사, 박사수료(스포츠교육학, 골프심리)
現 서경대 예술종합평생교육원 골프과정 헤드프로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前 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골프심리코치
의상협찬ㆍ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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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골프 마음의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