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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골프심리학] 입스 경험, 나는 채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기사승인 2019.03.15  10: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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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감 상실과 샷에 대한 공포증...입스 경험은 현재의 심리코칭에 큰 도움 돼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골프선수의 입스(Yips)란 미스 샷에 대한 극도의 공포증을 말한다. 입스에 걸린 선수는 자신의 노력과는 반대로 터무니없는 미스 샷이 연속적으로 발생되기 때문에 대부분 맘고생을 심하게 한다. 사실 이러한 증상은 골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야구에서, 투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투수가 땅볼을 던지거나, 포수가 잡지 못할 정도로 솟구치는 공을 던지곤 한다. 야구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미국의 스티브 블래스라는 야구선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 것에서 유래했다.

양궁에서는 자신감을 잃은 선수가 슈팅을 하지 못한다. 이것을 크리커 병이라고 부른다. 크리커는 활시위를 일정한 위치까지 당길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인데, 양궁선수의 슈팅은 크리커가 떨어지는 직후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크리커 병에 걸린 선수는 크리커가 떨어져도 슈팅을 못하는 것이다. 양궁에서는 크리커 병으로 은퇴하는 선수가 많다고 한다. 스포츠에서 이러한 수행공포증은 농구, 볼링, 사격, 피겨스케이팅 등 다양한 종목에서 볼 수 있다.

필자도 이러한 수행공포증을 겪었다. 구력이 10년 되어갈 때 즈음, 여전히 프로가 되기 위해 매진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나는 말레이시아에서 두 달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봄에 출전할 프로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귀국 후 라운드 중 갑자기 볼을 어떻게 쳐야할지, 다운스윙 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생크 병이 온 것이다. 생크 때문에 공치기가 너무 무서웠다. 그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어떻게 전지훈련에서 그렇게 많은 라운드를 하고 왔는데, 여기 와서 이렇게 공을 칠 수가 있지?’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많은 시도를 해보았다. 어쩌다가 조금 나아지는 듯 하다가도 다시 생크가 나온다. 미칠 지경이었다. 화도 나고, 창피하기도 하고, 괴로웠다. 나는 결국 신청해놓은 프로테스트에 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채를 한동안 놓아버렸다.

당시 나는 자존감에 대해 서서히 알아가면서 내 자신에 대한 통찰을 시도하던 참이었다. 30년이 넘도록 낮은 자존감을 극복하려는데 쉽게 될 리가 없었다. 그래도 난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다는 생각에 내 자신이 바뀌길 염원했다. 그리고 노력했다. 마치 낭떠러지 앞에서 마지막 점프를 시도하려는 마음이었다.

마침내 나는 내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된다. 골프에서 필요한 감이 어떤 것인지도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존감과 골프감, 그 둘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통찰할 수 있었다. 난 다시 채를 잡았고 머지않아 생크 병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 이듬해 난 처음으로 프로테스트 예선을 통과했고 본선전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12년 만에 드디어 프로가 된 것이다.

당시 나는 그것이 입스인 줄 몰랐다. 그저 그냥 스윙에 뭐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고, 나는 아직 스윙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생각했으며, 어쩌면 나는 프로가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구력 10년에 참 자존감 떨어지는 생각뿐이었다.

나의 이러한 경험은 현재의 심리코칭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것이 얼마나 큰 공포이고, 얼마나 외롭고 힘겨운 싸움인지 직접 느끼고 극복해봤기 때문이다. 이것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 고통을 가늠할 수가 없다. 아마도 자신의 삶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힘겹게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그 정도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종철의 골프멘탈] 골프도 인생도 마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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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프로
한국체대 학사, 석사, 박사수료(스포츠교육학)
現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UUMISM 골프심리코치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前 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의상협찬-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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