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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의 시詩산책 10회] 우주통신

기사승인 2019.03.27  09: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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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통신

안드로메다 성좌의 한 별에 사는
전전생의 내 친구였던 목동이
내게 띄워 보낸 전문을
이제야 접수했다.

그대가 사는 세상이 궁금함.
무얼 먹고 사시는가?
빛의 속도로 달려 온 이 메시지는
지구의 시간으로
253만전에 발송된 것

‘빛과 물과 흙으로 빚어진
생물들을 먹고 삶.
그런데 우리가 소식을 주고받기는
지상의 생애가 너무 짧도다!‘

내가 날린 이 전통의 답신이
그 별에 당도하려면
다시 253만년이 소요될 것이다.
       -저자 임보 [우주통신] 전문-

이 글을 읽고 깜짝 놀랐다. 임보 선생님은 문학계의 최고 원로시인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마치 틴에이저가 쓴 것처럼 신선하다.

안드로메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요파(에디오피아)의 케체우스 왕과 카시오피아 여왕의 딸이며 페르세우스의 아내이다.

안드로메다 갤럭시는 안드로메다 성좌보다 가까운 150~4000광년 거리에 분포되어있는 별들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 별에 사는 그리스 신화 속 어여쁜 친구의 전문을 받았는데 지구의 시인은 그런 커다란 설렘을 뒤로 하고 사는 게 궁금하다.

다름 아닌 지구인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젤로 궁금하다. 지구의 물음대로 지구의 말로 묻는다. 그러면서 걱정이다. 답신을 못 받을까 봐 걱정이다.

시인은 그래서 다른 방법을 탐색해 낸다. 백 퓨쳐의 타임머신으로도 빛의 속도로도 한정한 시간 내에 닿을 수 없다. 지상에서 얼마 남지 않은 생. 그래서 시인은 기발한 생각을 끄집어낸다.

정옥임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정옥임 시인
1996년 ‘문학21’로 등단, 황진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시 영문번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시인은 ‘시 읽는 사회를 위하여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등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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