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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의 시詩산책 15회] 무지개떡

기사승인 2019.05.01  08: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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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떡-동시

비 그친 하늘에
색동 무지개가 떴다가
금방 사라졌어.

떡집 아저씨가
장대를 들고 나와
돌돌 감아 내렸거든.

돌돌 감아 내린 무지개
떡집 아주머니가
얼른 받아 떡시루에 안쳤지.

떡시루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은
색동 무지개가
달달하게 익고 있다는 이야기지.
       -저자 유희윤 [무지개떡-동시] 전문-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이다.
유희윤 동시를 읽고 있으면 세상이치를 쫙 꿰고 있는 도사 같다.
아니 정말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럽다.
무지개를 장대로 감아내려 떡 해 먹다니, 영판 개구쟁이답다.
보통사람과 다른 뇌의 체계가 하나 더 붙어 있는 것 아닐까.
나이가 몇인데 이런 기발한 동심을 술술 끌어댈까.
시인의 머릿속엔 아름다운 색깔의 여왕이 살고,
이야기 대왕이 살고 능수능란한
그림을 썩 잘 그리는 4b연필 쓱싹 왕이 산다.
유시인과 만나면 작은 것에 만족하고 작은 것들을 나눈다.
사탕 하나, 연필 한 자루 받으면서 ‘맨 날 받기만하네!’
준 것 다 잊고 받은 것만 떠올린다. 주어도주어도 모자라는 마음들이다.

나는 누구를 만날 때 ‘기쁘게 만나고 즐겁게 헤어지자’라는 마음속에다 보이지 않는 깃발을 하나 들고 나간다.
나이 들어갈수록 단순하고 어린이다운 게 좋다.

정옥임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정옥임 시인
1996년 ‘문학21’로 등단, 황진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시 영문번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시인은 ‘시 읽는 사회를 위하여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등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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