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점 없는 게 장점인데 장점 없는 것도 단점...시즌 2승도 도전
[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18일 더스타휴CC(경기 양평, 파71, 6,629야드, 6,657야드-본선)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제7회 보그너 MBN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우승상금 1억2천만원) 최종라운드 박민지(21)는 보기 2개, 버디 4개를 잡고 2언더파 69타 최종합계 14언더파 199타(67-63-69)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공동 2위(13언더파 200타) 그룹(이다연, 장하나, 김자영2)을 1타차로 따돌리고 따돌리고 우승한 박민지는 시즌 3승을 달성했다.
2017년 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과 지난해 11월 ADT캡스 챔피언십 이후 세 번째다.
매년 1승씩 올리는 게 그 해 목표였다고 말하는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9위(356,417,913), 대상포인트 공동 3위(289점)로 뛰어올랐다.
경기를 마치고 박민지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우승 소감?
매년 한 번씩 우승하는 것을 목표하고 대회 출전하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걸 이뤄 내서 행복하다.
▲ 무아지경으로 치고 싶다고 했다.
사실 전반부터 무아지경으로 치려했지만 우승 욕심이 나서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이 있었다. 중간에 쫓아가는 입장이 되니 앞만 바라보며 코스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버디가 많이 필요하다 했는데, 생각보다 버디가 없어 불안하지 않았나?
아무래도 1등이라 방어적인 것이 안전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버디가 안 나왔지 않았나 생각한다. 쫓아가는 입장이 되면서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해 후반에는 버디를 할 수 있었다.
▲ 연장 없는 첫 우승이다. 18번홀 김자영2의 버디 퍼트가 안 들어갔을 때 어떤 생각 했나?
잘못해서 3퍼트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조심스럽게 쳤다. 캐디 오빠도 자영 언니가 버디 성공했다 생각하고 퍼트하라고 조언해줘 신중하게 쳤다.
▲ 언제 1등을 놓친 줄 알았나?
전반에 이렇게 치면 1등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 리더보드 안 봤나?
캐디 오빠한테 6번홀 지나면서 몇 등인지 궁금하다고 했더니 순위 생각하지 말고 공만 치라고 했다. 플레이를 계속하다가 11번홀 티 샷 전에 다시 물어봤더니 우리 조에서 우승경쟁이 있다고만 이야기해줬다.
▲ 매년 1승을 하기 위한 전략과 관리는?
내 스윙은 분명히 완벽하지 않고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겨울만 되면 스윙을 고쳐야할까, 성적을 내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의 스윙에서 공을 맞춰 치는 걸 더 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체력운동을 많이 했다. 완벽하지 않은 스윙 상태에서 연습을 많이 하면 실력은 더 나아질 거라고 믿고 있다.
▲ 우승 생각은 언제 처음 했나?
16번홀에서 했던 것 같다. 3m 정도 되는 버디퍼트였는데 성공하면 우승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있었다. 긴장됐다.
▲ 우승 경쟁 속에서 압박감은 없었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서로 얘기도 많이 하고 격려하면서 쳤다.
▲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생각하지 못한 우승이라 했다.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두로 왔을 때 챔피언조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우승은 생각 안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1등이 아니면 톱10 밖으로 밀려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주효했다. 우승하고 싶었지만 진짜 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 E1 대회와 비슷한 상황인데 그 때와 다른 점은?
E1 때는 플레이에 집중하지 못하고 상대방 성적에 신경 썼던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는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 우승 경쟁이 올 시즌 몇 번 있었다.
다른 때보다 좀 더 마음 편하고 재미있게 쳤다. 오늘은 왠지 모르겠는데 재미있고 즐겁다고 생각했다. 그 때는 조바심도 많았고 1등에 대한 생각이 커서 재밌다는 느낌은 없었다.
▲ 바뀐 캐디는 어떤가?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15번홀에서 갑자기 자꾸 하늘을 보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하늘 한 번 보고 “하늘이 이쁘네요”라고 영혼없이 말하면서 웃고 플레이했다. 그 이후로도 매 홀마다 하늘 보라고 그래서 또 이쁘다고 하고 이러면서 저절로 긴장이 풀린 것 같다. 오빠가 우승에 큰 역할 했다고 생각한다.
▲ 캐디와 호흡은 잘 맞나?
지금까지 캐디 중 가장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잘 될 때나 안 될 때나 선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아주 잘 해주는 것 같다. 내가 필요한 것이 그런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 69개의 샷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샷이 있다면?
전반 8번홀에서 숏퍼트를 놓친 것만 생각난다. 다른 실수도 있긴 한데 생각을 잘 못한 것이었지 치기는 잘 쳤다. 8번홀은 정말 잘못 쳤기 때문에 머리 속에 강하게 남는다.
▲ 16번홀 버디도 기억에 남지 않나?
16번홀 버디도 정말 중요하고 컸다. 자영 언니가 버디를 확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놓치면 경쟁에서 밀리겠다는 생각이 정말 컸다.
▲ 매년 1승을 목표로 하는 이유는?
2승을 하기 위해 먼저 1승이 필요하기 때문에 1승만 생각한다. 사실 루키 때 시즌 초반 우승하고 나서는 1승을 더 할 자신이 없었다. 지금은 2승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있어 노력하겠다.
▲ 남은 시즌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있다면?
선수에게는 메이저대회가 우승하고 싶은 대회지만 나는 메이저뿐만 아니라 작은 대회도 소중하다. 그냥 남은 대회 중에서 아무거나 하나만 더 했으면 좋겠다.
▲ 남은 시즌 일정은?
어머니와 논의 중이다. 한 주 정도 쉬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하다.
▲ 가장 자신있는 샷을 꼽는다면?
없다. 그게 큰 숙제다. 큰 단점이 없는 게 장점인데, 큰 장점이 없는 것도 단점이다.
사진제공=KLPGA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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