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골프심리학] 시합으로 지친 골프선수들에게 보내는 편지

▲ 올해 KPGA 챌린지투어 14차전에서 우승한 정석희가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향해 세컨샷을 날리고 있다. 골프에서 긍정적 사고는 자신감이다.(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오늘도 힘든 시합을 하고 왔구나. 시합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을 텐데, 그렇게 잘 하리라 다짐도 했을 텐데, 기대에 못 미쳐서 많이 속상할 것 같구나. 골프란 것이 누구에게나 그렇게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 것이니 그렇게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 시합마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구나. 사실 지금은 골프가 삶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좀 더 긴 인생에서 생각해보자면 지금의 골프는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하단다. 삶의 행복을 꼭 골프에서만 찾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구나.

나도 한 때는 프로를 꿈꾸고, 투어프로를 꿈꾸고, 좀 더 큰 무대를 꿈꾸었을 때가 있었어. 그때는 나 역시 골프가 삶의 전부였지. 그래서 그날그날 골프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곤 했었어. 공이 잘 맞으면 행복해하고, 또 잘 안 맞으면 실망스런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지. 나도 너처럼 힘든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단다.

하지만 내가 그런 꿈을 이루지 못했어도 지금은 이렇게 다른 일을 해나가면서 가정도 이루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단다. 내 일에 보람과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니 하루하루가 즐거워. 가끔은 선수시절 그렇게 힘든 마음으로 볼을 쳤다는 것이 꽤나 후회가 되더구나. 그렇게 골프에 죽기 살기로 매달려 스트레스 받으며 살 필요가 없었는데 말이야.

내가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시합을 뛴다면 당차게, 자신 있게 샷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그까짓 미스 샷 좀 나오면 어때! 세상이 망하고, 내가 죽는 일도 아닌데. OB가 나도 화를 낼 필요도 없고, 쓰리퍼팅을 해도 짜증낼 필요도 없었고, 그렇게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시합에 나갈 필요도 없었는데 말이지. 지금에 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그 때는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었는지 모르겠어. 너도 나이가 들면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골프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구나. 그러니 게임이 조금 잘 안된다고 해서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혹시라도 골프를 삶의 전부로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조금 누그러뜨려도 좋을 것 같다. 선수로서 성공하면 좋겠지만 또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단다.

너는 골프에서 보여주었던 것만큼이나 열정이 있고, 성실하고, 노력하는 사람이잖아. 그러니 다른 어떤 일을 한다 해도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러니 고작 골프 하나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길 바란다. 골프가 전부인 삶을 살면, 그 만큼 기대치가 커지고, 더 예민해지는 법이야.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잘 안 되지 않으니 얼마나 마음이 힘들겠어. 그렇게 힘든 마음에서는 골프가 더 안 되는 법이야.

이왕 이렇게 골프를 하고 있으니 골프를 그만 두는 날까지 만이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경기결과가 안 좋더라도 “괜찮아 다음에 잘 하면 돼”하고 스스로를 격려해주었으면 좋겠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나는 자신감이 넘친다!” “나도 할 수 있다!”라고 자신에게 이야기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합을 한 후에 실수했던 샷 보다 성공적인 샷을 더 기억했으면 좋겠고, 나 자신을 원망하거나 책망하기 보다는 “수고했어!” “힘내자!”라고 스스로를 응원했으면 좋겠어.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일이야. 굳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어? 자신의 생각을 잘 관찰하고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 힘들어하는 나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잖아. 씩씩하게 다시 시합에 나가야 하잖니? 보란 듯이 성공해야 하잖아. 나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이종철의 골프멘탈] 골프도 인생도 마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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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프로
한국체대 학사, 석사, 박사수료(스포츠교육학)
現 골프선수 심리코치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前 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의상협찬-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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