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윤상길의 막전막후] ‘야인시대’의 귀환 ‘신마적-독불장군 엄동욱’

기사승인 2019.09.30  06:20:26

공유
default_news_ad1

- 영화 매력은 ‘맨 몸 대결’...정정당당 ‘호기심과 향수’ 자극

[골프타임즈=윤상길 칼럼니스트] 영화 ‘신마적-독불장군 엄동욱’(이하 ‘신마적’)이 화제다. 지난 23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개봉된 이 영화는 특히 온라인 개봉에서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KT 올레TV를 통한 온라인 서비스에서 1주차에만 10만명이 넘는 방문자를 기록, 올해 최대 VOD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올해 들어 1000천만 영화들도 세우지 못한 독립영화 최대 기록이다.

매일 신기록을 경신 중인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액션영화가 판타지 장르로 제작되는데 비해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온갖 흉기가 동원되고, CG기법으로 치장한 액션에 비해 주먹과 발만으로 기량을 펼치는 주인공들의 맨몸 대결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정정당당한 게임의 룰이 주먹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향수를 자아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신마적(新馬賊)은 일제 강점기 종로를 주름잡았던 대표적 주먹으로 실존인물이다. 종로주먹의 대명사로 불리는 김두한 직전 세대, 김두한이 실세로 등극하기 이전 종로를 대표했던 구마적(舊馬賊)과 대척점에 섰던 주먹이다. 구마적과 팔씨름 대결에서 승리하며 신마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구마적은 1930년대 종로 뒷골목에서 가장 힘이 센 장사였다. 하지만 김두한과의 대결에서 패하면서 종로에서 퇴장했다.

이후 김두한의 적수로 등장한 인물이 신마적으로 불리는 엄동욱이었다. 신마적은 구마적과는 좀 다른 주먹으로, 먹물을 많이 먹은 인텔리 주먹이다. 보성전문(고려대학교 전신)을 2년 중퇴하고, 일본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 유도와 씨름으로 다져진 거구의 체격과 영민한 두뇌로 종로 YWCA파를 이끌었다. 이들은 김두한이 이끄는 종로 우미관파와 숙명적 대결을 펼친다. 그러나 신마적도 구마적처럼 김두한과의 대결에서 패하고, 서울을 떠나 평양으로 은퇴한다.

주먹사를 정리해온 작가들은 “신마적 엄동욱이 김두한에게 패하기는 했으나, 신마적의 실력은 당대 또 한 명의 주먹이었던 쌍칼의 민첩함과 구마적의 힘을 합친 듯 어마 무시했다”라고 전한다. 먹물답게 그는 나라를 뺏긴 서러움, 지배를 받는 조국의 현실에 대한 절망과 무력감 때문에 일본인들을 매우 싫어하며 그 울분을 견디지 못해 술로 타락한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후일 중국으로 건너가 실제 마적이 되었다는 비화도 이 영화에서 밝혀진다.

이 영화를 연출한 마성지 감독은 “중장년층에게는 ‘장군의 아들’, ‘야인시대’ 같은 시대물에 대한 향수를, 젊은 세대에겐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낭만주먹에 대한 호기심에 초점을 맞춘 것이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거친 남자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맨몸 액션을 통한 진정한 한국액션영화의 부활을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신예 진성이 신마적을 연기하고, 김주원 권기남 등 전문 무술 배우들이 등장한다.

영화 ‘신마적-독불장군 엄동욱’을 기획 제작한 영화사 ‘인연’ 대표인 경석호 감독은 이 작품을 자신의 장기 제작 프로젝트인 ‘낭만협객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내놓았다. 그는 “기존 액션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강렬한 리얼 액션을 완성시키려 했다. ‘신마적’의 액션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CG와 와이어 액션이 등장하지 않고 오롯이 배우들의 순도 100%의 액션은 액션 영화의 신세계를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마적-독불장군 엄동욱’의 흥행 성공에 따라 경석호 감독은 ‘신마적’을 3부작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제작 스케줄까지 확정된 상태로 2부에서는 신마적의 종로 주먹계 은퇴 과정이, 3부에서는 신마적의 중국 생활과 주먹 세계 최고의 대결로 꼽히는 시라소니와 신마적의 최종 결투 과정이 좀 더 세밀하게 담길 예정이다.

윤상길 컬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칼럼니스트 윤상길
부산일보ㆍ국민일보 기자, 시사저널 기획위원을 역임하고 스포츠투데이 편집위원으로 있다. 장군의 딸들, 질투, 청개구리합창 등 소설과 희곡 등을 집필했다.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