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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의 시詩산책 45회] 나비

기사승인 2019.12.11  02: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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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기억에 없다
언제부터인지

거무스레 얼룩진 흉터
표본실에 잠들어 있는 검은 나비처럼
내 장딴지 한쪽에 터를 잡았다

꽃 같은 내 딸
이산가족 되어도 걱정 없겠네
가끔 지나가던 말로 놀리시던 엄마
그때마다 치맛단 댕겨 숨기던
나비무늬 상처
학창시절 감추고 싶었던 고민거리였다

어느덧 세월 흘러
엄마도 하늘나라 가시고
내 몸에 오롯이 남아있는
나비 한 마리

저 세상에도 이산가족 있으려나
밤하늘 어느 별에서
엄마를 만날 수 있다면
아!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내 장딴지 나비가
엄마를 알아보고 훨훨 날아들겠다
     -저자 혜연 이정현 시 [나비] 전문-

저자는 문학회 모임에서 눈 마주친 사이다. 글을 쓰는 외에도 나랑은 공통분모 몇 개가 있긴 하다. 노래를 좋아하고 악기하나 쯤 다루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이 선생님은 플롯을 연주하는데 80 연세에도 곡을 한번 듣고 외우는 천재성을 지닌 분이다. 거기다 특히 옷매무새나 소품 코디, 모자 신발 조끼 등을 잘 갖추어 입는다. 가히 젊은 감각 중에서도 하이클래스다. 특히 모자를 손수 만들어 쓴다든지 신발 고르는 안목 또한 탁월하다. 거의 베스트 드레서 수준이다.

색채 감각도 뛰어나 쨍한 원색보다는 중간색이나 천연색 보카시 천으로 만든 옷을 애용하는 것 같다. 체구가 작아 알프스에서 할아버지와 살던 아니 그 보다 좀 자란 오통통한 하이디 같다. 이 선생님이 가시는 곳, 연주회장은 물론 버스 지하철에서도 고급모델이 나타난 것처럼 모두 한마디씩 건네고 스타를 바라보는 눈이 된다. 한국의 일등 멋쟁이 할먼네이다.

정옥임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정옥임 시인
1996년 ‘문학21’로 등단, 황진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시 영문번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시인은 ‘시 읽는 사회를 위하여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등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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