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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골프심리학] 퍼팅에서의 의식과 무의식...‘일상적인 동작의 연장선‘

기사승인 2019.12.23  13: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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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도 퍼터도 보이지 않아 홀에만 집중, ‘무의식=일상에서 겪는 흔한 일...주저 없이, 망설임 없이’

▲ 박인비가 그린에서 신중하게 퍼팅을 시도하고 있다.(자료사진=KLPGA 제공)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지난날 세계랭킹 1위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31) 선수가 자신의 퍼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퍼팅할 때 공을 보느냐 퍼터를 보느냐’ 하지만 나는 공도 보이지 않고 퍼터도 보이지 않는다. 무의식 상태에서 홀에 집중하는 것 같다.”

세계적인 선수가 말하는 그 ‘무의식’은 무언가 특별한 능력 같아 보이고, 고된 훈련을 통해서만 만들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초보골퍼가 이러한 능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다면 ‘나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경지’ ‘프로들이나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특별한 능력으로 보이는 그 ‘무의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늘 겪는 것들이다. 걷기 동작, 우리는 걷기 동작을 할 때 정확한 동작을 위해서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가령 걷기를 하는 동안 발목의 각도, 무릎의 각도 혹은 왼발을 먼저 딛을지, 오른발을 먼저 딛을지 혹은 어느 지점에 발을 놓을지, 언제 발을 땔지 등등. 우리는 이런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

밥을 먹을 때, 손가락에 얼마만큼의 힘을 주고 숟가락을 잡을지, 어떤 방법으로 숟가락을 잡을지, 숟가락이 입으로 향할 때 팔꿈치의 각도는 얼마큼 만들지, 숟가락을 입 안으로 정확하게 넣을 수 있을 것인지 등등. 누구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인간의 모든 동작은 이미 학습되어진 기억으로써 특별한 의식 없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퍼팅을 할 때 필요한 그 ‘무의식’도 마찬가지이다. 퍼터라는 도구로 공을 치는 행위 역시 일상적인 동작의 연장선으로서 어떠한 특별한 노력 없이 해낼 수 있는 동작이다. 가령, 백스윙을 어떻게 뺄까, 어깨를 어떻게 움직일까, 임팩트는 어떻게 할까, 팔로우 스로우는 어떻게 할까 등등 동작에 대한 계획과 함께 퍼팅을 한다면 그것은 무의식의 상태에 있었던 것이 아니다.

퍼팅에서의 ‘무의식 상태’는 홀 또는 목표가 되는 것을 보고 동작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 무의식은 동작을 의식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고 눈으로 입력된 정보에 의해서 몸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 같다. 홀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은 이미 공이 어떻게 굴러갈지를 알고 있다. 백스윙을 얼마큼 가야할지, 다운스윙은 어느 정도의 스피드로 쳐야할지 몸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퍼팅을 하기 전 ‘내리막이니까 살살 쳐야지’ ‘오르막이니까 세게 쳐야지’라는 생각이 들어간다면 그것은 타깃에 집중한 맑은 마음이 아니다. 마음은 이미 내리막인지 오르막인지 알고 있고 그것에 맞게 칠 준비가 되어 있다. 만약 발걸음 수를 생각하면서 스윙의 크기를 계획했다면 이 역시 좋은 퍼팅을 위한 깨끗한 마음이 아니다. 마음은 이미 얼마큼의 세기로 쳐야 할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퍼팅을 처음 배울 때는 자세 습득과 기본적인 동작을 익히기 위해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그런 의식적인 연습에만 머물러 있다면 퍼팅 실력은 발전하지 않는다. 또한 퍼팅을 잘하고자 하루에 몇 시간 씩 연습에만 매달리는 것도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다. 퍼팅실력은 연습량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퍼팅은 '배움으로 시작했지만 배움이 필요 없는 동작'으로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끝없이 배우고자만 한다면 그것은 어쩌면 의식의 동작을 끝없이 하겠다는 의지일지도 모른다. 이것을 깨닫기 까지가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퍼팅의 본질은 무의식적 동작에 있다. ‘무의식의 상태’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단순하다’ ‘쉽다’ ‘즉흥적이다’ ‘무계획이다’ ‘순간적이다’ ‘본능적이다’ ‘감각적이다’ 등등이 있다. 그린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아무런 생각이 없듯이 퍼팅을 할 때에도 주저 없이, 망설임 없이 시도해보자.

[이종철의 골프멘탈] 골프도 인생도 마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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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프로
한국체대 학사, 석사, 박사수료(스포츠교육학)
現 골프선수 심리코치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前 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의상협찬-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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