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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의 시詩산책 49회] 숭어

기사승인 2020.01.08  08: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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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펄떡펄떡 뛰는 숭어를 가지고 왔지
살아 있는 비늘들이 미세하게
떨고 있는 게 보였어
수어秀魚가 왜 숭어가 되었나
쓸데없이 그런 거나 생각하다가
팔팔하게 살아있는 저 몸이 끔찍해
미뤄둔 채 하루가 지났어
검푸르게 빛나던 비늘들
차츰 어두워지는 게 보였지
어쩌라고 그 숭어의 눈을
나는 식탁에 올리는 대신
검은 봉투에 넣어 깜깜한 바다로 보냈어
아무도 모르게

그리운 바다에 닿았을까
경쾌하게 뛰어노는
슈베르트의 ‘숭어’를 듣다가
숭어를 가지고 왔던
너의 푸른 바다 몇 시간이 생각났어
빛바랜 숭어의 시간

    -저자 남민옥 시 [숭어] 전문-

2019년 크리마스를 혼자 집에서 보냈다. 진남색 너덜거리는 캉캉 치마를 입고 올드팝 메직드레건을 빵빵 틀고 목청껏 크게 팝송을 따라 불렀다. 연말이라 티비에서 가요 대전이나 각종 이벤트 행사 프로그램 때문인지 옆집에 내 노래 청중은 없는 듯 딴지걸거나 불평은 없다.

문학 송년회에서 싸 준 팥 바람 떡과 독서 토론회에서 가져온 백설기 순대 귤 붉은 포도 등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목마름 해소를 위해 많은 음식을 쉬지 않고 연신 먹어댔다. 나이 들수록 혼자 견뎌야 한다. 누구에 의해 즐거움을 찾으려하거나 만족을 충당하러 해서는 추해진다. 나는 그런 생각 하에 혼자 노는 방법 몇 가지 중에 먼저 혼자서 있는 폼 없는 폼 잡으며 노래를 부르는 일이다.

그 다음 일안으로 새벽 4시 전후 페이스 북 좋은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벌써 깨어 있는 일촌들이 나와 있다. 카톡에서도 미국에 사는 동시를 쓰는 친구가 카드를 보내왔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와인 병을 따 축하주 한잔을 내민다. 그 와인 이름이 쌩떼밀리옹 이어서 혼자 실소가 나왔다. 사는 게 죄를 짓는 죄 지은 한 해를 쌩떼밀리옹이 다 씻어가 줄 것만 같지 않은가! 그 다음 방안이 글쓰기이다.

저자 남민옥 친구 시 숭어를 골프 타임즈 정옥임 시 산책에 올리려고 필사해 놓고 덧대기 글을 쓰지 않고 미루다가 다시 읽으니 팔닥팔닥 뛰는 숭어를 사와 맛있는 찌개를 끓여 막걸리 한 잔 하면 좋을 분위기다. 그러나 저자는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틀어 버렸다

숭어는 육지 왁자지껄 세상구경을 하고 천사 시인을 만나 용케 다시 두 세상을 살 것이다, 실제 저자는 천사의 마음을 지닌 순둥이 이다. 말소리도 조근조근하고 얼굴 생김도 모난 구석이라곤 없다. 글은 그 사람의 성격과 인격이 드러난다. 거의 대부분의 시인은 채소밭에서도 생명을 생각하느라 고뇌한다. 어찌 보면 시인들은 사회 부적응자다.

정옥임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정옥임 시인
1996년 ‘문학21’로 등단, 황진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시 영문번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시인은 ‘시 읽는 사회를 위하여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등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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