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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의 시詩산책 52회] 동심이 놓이면

기사승인 2020.01.29  07: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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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이 놓이면

동심이 나뭇잎에 놓이면
나뭇잎이 들뜬다.
“갑자기 춤추고 싶네.”
“나뭇잎 우리도 애들 맘 됐어,”
나뭇잎이 그냥 있질 못하지.
팔랑팔랑 팔랑팔랑.

동심이 바위에 바람 위에 놓이면
바람도 못 견뎌,
“갑자기 장난을 치고 싶네. 애들 맘이야.”
바람이 구름을 흔들어 털면
가물던 하늘에서 소낙비가 좍좍!
가물던 들판에 웃음이 한가득.

동심이 돌멩이 위에 놓이면
돌멩이도 이상해진다.
갑자기 걷고 싶은 걸.” 그러자,
돌멩이들 몸에서 두 다리가 쏘옥.
두 팔이 쏘옥.
머리가 쏘옥.
돌멩이 행렬이다.
척 척!
   -저자 신현득 시 [동심이 놓이면] 전문-

<동심이 놓이면>은 15년 넘게 신현득 선생님을 모시고 동시문단의 이름만 대면 다 아는 9명의 동시를 쓰는 층층나무 동아리 모임이 펴낸 책, 앞쪽에 실려 있는 시이다. 원로 신현득 선생님께서 등단 60주년 기념하여 제자들이 작품을 모아 책을 낸 것이다.

강의 중에 이 세상 모든 것은 동심이 놓이면 살아 움직이고 못할 일이 없고 안되는 게 없다 하셨다. 이 말씀은 윤극영 반달창작교실에서 학생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이 귀한 어록을 한 편의 동시로 나타내신 것이어서 책을 층층나무 동아리 맴버인 유희윤 친구로부터 받아 읽고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 클릭 수 5~6만을 넘나드는 수요연재 골프타임즈에 올리려고 맘을 다잡았다.

연로하신 선생님은 날마다 신문을 읽으시고 새로운 뉴스나 특별한 기사를 오려 느낌이나 감상을 쓰시고, 일상 창작 일기를 쓰셔서 교실로 가져오셨다. 이 오랜 생활 습관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싶다. 그리고 선생님의 멜빵 가방은 언제나 묵직했다. 선생님의 가방 속엔 제자들에게 나눠 줄 책이 빽빽이 들어 있고 몽당연필과 수정할 빨간 색연필이 있는 필통과 여러 권의 노트, 강의 자료와 제자들의 원고가 들어있다.

무엇이든 많은 것을 주려는 본이 되는 선생님! 제자들을 금 쪽 같이 사랑하시는 선생님! 인생을 배웁니다.

정옥임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정옥임 시인
1996년 ‘문학21’로 등단, 황진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시 영문번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시인은 ‘시 읽는 사회를 위하여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등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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