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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임의 시詩산책 63회] 백화점엔 창문이 없다

기사승인 2020.04.22  09: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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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엔 창문이 없다

그대의 눈을 감으시라
아니 우리가 창을 없애겠소
일단 황금빛 왕국으로 들어오시어
크리스챤디올 샤넬의 길을 지나
2층 3층 4층 바벨탑까지 오르시라
살갗으로 흘러내리는 이국의 실크며
그대들의 우상 빳빳한 지폐로 채우시라
탁월한 선택을 방해하는 푸른 하늘
흰 구름은 모래벽돌로 가려드리리니
마음껏 고르시라 44각의 다이아몬드
아들 대신 효도손 안마기
알프스 잔등의 송아지방울까지
마음껏, 보시고, 고르시라

지금 창밖에 눈 내려도
그대들의 두 눈을 감으시라
아니 경마장의 말이 되어
앞만 보고 고르시라
그대들의 우리의 왕
지금 창밖이 무너져도
이태리 대리석 깔아드리리니
성난 말이 되어 더욱 질주하시라

그대들의 눈과 창
저 벽속에 있나니
    -저자 강서일 시 [백화점엔 창문이 없다] 전문-

강 시인을 만난 건 강동문인회에서 이다. 십여 년 만에 참석한 자리였으나 초창기 회원 여러분이 계셔서 마치 친정 같았다. 동문인 이경주 전회장과 조영희 현 회장이 있어 강동문인회에 참석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이 들면 익숙하고 친근한 자리가 편해서이다. 새로운 얼굴이 많았던 가운데 강 시인을 만났고 영문번역으로 명성이 나 있었다. 회합이 있고 난 몇 주후 고맙게도 네이버 골프타임즈 시 산책 통합 사이트에 관심을 표명해 주었다.

그리고 귀한 책 ‘사막을 추억함’, ‘카뮈의 헌사’, ‘쓸쓸한 칼국수’ 시집 외 ‘대화의 신’번역서와 ‘T.S.ELIOT의 연구’ 논문 더미 책까지 무려 5권을 보내주셨는데 [대화의 신] 레리 킹 지음. 초판 2015년 발행 2018년에 59쇄를 기록해서 깜짝 놀랐다.

토크쇼의 제왕 대화의 신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앵커, 살아있는 전설 레리 킹의 책을 직접 번역한 것인데 곧 60쇄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위의 시는 어느 숙련된 외국시인이 빚은 느낌이 들었다. 언어가 살아있고 남성적이며 활달하다. 앞으로 강 시인의 작품을 간간히 올릴 생각이다.

정옥임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정옥임 시인
1996년 ‘문학21’로 등단, 황진이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시 영문번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시인은 ‘시 읽는 사회를 위하여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등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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