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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8회] 소유가 아닌 대여의 ‘랜탈시대’

기사승인 2020.11.05  08: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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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것이 아닌 빌려 쓰기 참 좋은 세상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모든 것이 내가 산 것이다.
한 사람이 가족을 이루고, 그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 많다. 그중 기본은 입을 옷과 먹을거리와 머물 집, 의식주이다.

예전에는 월세방에서 신혼을 시작했다. 신혼여행도 온양 온천이나 제주도 정도이었다. 가장이 벌어온 돈으로 솥단지에 TV 들이고 냉장고 세워놓으면 한 살림 잘 차렸다고 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 가정환경조사서에 TV, 전축, 전화기만 체크하여도 잘 사는 집이었다.

이젠 집까지 갖추어야 제대로 된 신접살림이다. 월세방 시작은 옛말이고, 해외 신혼여행은 필수이다. 신혼살림은 너나 할 것 없이 핸드폰은 기본이고 차를 선호한다. 아파트 평수는 넓어야 되고 모든 가전이 옵션으로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그거 아시는지?
내 돈 다 주고 소유할 필요 없이 구독하는 거다. 신문이나 잡지만 구독하는 것이 아니라 와이셔츠에 명품의류며 가구, 식료품, 자동차도 대여가 된다. 매일 입어야 하는 셔츠를 따로 사지 않아도, 매일 빨거나 다림질 필요 없이 한 달에 5만3천 원을 내면 매주 금요일 깨끗하게 다려진 셔츠가 3장 집으로 배송된다.

어디 그뿐인가? 월 9천900원에 무제한 전자책을 볼 수 있고, 같은 가격에 매일 술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단다.

집안에 가득 찬 생활용품들-. 관리하기도 쉽지 않은데 좀 더 간편하게 줄이면서 살아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아닐는지. 취미생활까지 도와주고 미술품도 3개월마다 바꾸어가며 즐기는 묘미가 있으니 참 좋은 세상살이 아닌가.

어려운 경제에 목돈 들여 소유하기보다 매월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실속 경제, ‘구독경제’에 한 표 보내려는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거워지는 기분은 무엇 때문일까? 어차피 미래의 삶은 소유가 아닌 대여의 ‘랜탈시대’일 텐데…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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