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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9회] 서로간의 거리 있어도 마음은 곁에 두기

기사승인 2020.11.12  08: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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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전화 한 통화하고, 편지 한 통으로 안부 물어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선배, 잘 지내시죠?”
2호선 지하철 안에서 생뚱맞은 안부전화다.

“지금 선배 사는 동네 앞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2호선 전철 안이랍니다. 코로나19로 꼼짝 못하니 찾아 뵙지도 못하고 궁금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돌아보니 50대남자는 열심히 두리번거리면서 통화 중이다. 그러고 보니 이 동네에 친구도 산다. 그럼 나도 걸어볼까, 잠시 생각해보았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답답하며 어렵고 힘든 시기다. 다시 날씨는 추워지고 마음도 스산하다. 스쳐 지나가는 계절처럼 이 또한 하나의 시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시 오지 않을 이 시간이 또 얼마나 소중한가? 서로간의 거리는 멀리 있어도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곁에 두어야 하지 않은가.

지하철에서 내려 눈을 드니 시리도록 파란 가을하늘이 펼쳐진다. 답답한 가슴속이 쨍 하니 뚫리는 것 같다. 만추의 아름다운 가을날. 온 세상이 곱게 물든 아름다운 11월에 높은 하늘과 차가운 바람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떨어진 단풍잎 하나 하나 손에 들고 돌아온다. 고운 단풍잎을 책갈피에 끼워놓고 편지지를 꺼낸다.

“온 세상이 예쁘게 물든 11월입니다.
안녕하시지요? 선생님의 안부가 궁금하여 오랜만에 펜을 들었습니다. 기온도 떨어져 추워진 날씨에 마음까지 추워질까 염려해봅니다. 따뜻함을 나누고 기분 좋아지시길 바란 마음에 온기를 보내드립니다.”

책갈피 속의 은행잎 한 장 꺼내 편지지 끝에 붙여주고, 편지봉투에도 빨간 단풍잎 하나 스카치테프로 고정시켜 우표 한 장 붙여 우체통에 넣어준다. 시린 하늘이 따뜻한 햇살을 보내온다.

뻔한 인사 속이지만, 그 속에 마음으로 생각하며 감동을 줄 수 있는 느낌이 있다. 수북하게 쌓인 단풍잎처럼 당신의 마음에도 행복한 일들이 겹겹이 쌓이는 11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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