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
몽돌아 너희들은 걱정도 안 되느냐
사라호 태풍보다 더 큰 게 온다는데
글쎄요 아무리 큰들 물이니까 좋아요
우리는 남은 생을 물 따라 살아가니
깨지는 일이 없이 언제나 예쁘지요
내 볼을 만져보세요 매끌매끌 합니다
지난해 여름이었습니다.
‘사라호’ 태풍보다 더 클지 모를 강한 태풍이, 우리나라를 향하여 올라오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궁금하고 걱정되어 선창가로 나갔더니 암벽 아래 널려 있는 크고 작은 몽돌들은 평안한 표정으로 석양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태풍이 온다는데 불안하지 않느냐, 물었더니 몽돌이 웃었습니다.
“물 따라 살아가니 걱정이 없어요.”
미수(米壽)가 코앞이라 여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답했었는데 몽돌의 대답에 문득 노자를 떠올렸습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가르침을 되새겼습니다.
김보환 시조시인은
한국문학정신 시,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시조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 등단했다. 제2회 한하운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수상했으며 시조집 ‘물 따라 살아가니’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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