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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21회] 젊음에서부터 출발하는 뇌 살리기

기사승인 2021.02.04  09: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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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젊음은 없다…초록치매도 있지 않은가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이 분이 뉘 시우?”
어머님은 당신 큰 아들을 못 알아보았다. 알츠하이머로 판정 받고도 10년을 넘어 병상에 누운 지 근 5년. 이제 주변 누구도 기억 못하고 오로지 큰며느리에게만 의지하는 노모. 차츰차츰 기억을 잊어버려가는 병이라지만 쓸쓸하다. 옛날 친구들과 말하던 ‘잊혀진 사람’의 심정이 이랬을까?

어머님은 우선 일을 하지 않았다. 아니 젊어 너무 많은 일에 치여 진저리가 난다고 하셨다. 깡촌의 산골로 시집을 와 보릿고개를 넘기는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땅을 마련한 후 집 짓겠다고 벽돌을 머리에 이고 옮기다가 넘어져 허리를 다치셨다.

병원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방치해 노년에는 디스크의 고질병이 됐다. 그나마 잘 어울려 즐기던 10원짜리 고스톱도 잦은 건망증으로 싸움의 도화선이 되곤 해 이웃 노인들과 어울리지 못 했다. 모두 출근하면 혼자 전기료도 아까워 불도 안 켜고 누웠다. 깔끔하고 부지런한 노모는 그렇게 스러져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망령이 난 사람들. 병명조차 모른 채 그저 ‘망령’이라는 이름으로 방치된 채 살다 간 사람들. 그 망령이 치매임을 현대의학이 밝혀 주었다. 그러나 완치될 병이 아닌, 겨우 약으로 진행을 지연시키는 게 전부라는 인식으로 여전히 생(生)을 아름답게 마무리 짓지 못한다.

치매 위험성이 높은 노년일수록 뇌를 깨워야 한다. 함께 놀아주고 싸우는 애증도 필요하다. 제일 쉽고 편한 것이 신문이나 책을 읽기이다. 뇌기능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은 읽기란다. 읽기는 이해력과 통찰력이 필요하여 뇌를 깨운다.

동영상이나 테이프를 들을 때는 사고능력을 길러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읽기는 최소 5일간 뇌에 잔상을 주어 근육기억에 그림자 활동으로 언어 인지, 집행 양쪽 기능을 제어하는 뇌 부위에 혈류 공급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읽고 쓴다면 더욱 좋은 뇌 운동이 될 것이다.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는 뜨개질이나 종이접기 등도 뇌의 활기를 채워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치매 예방을 위한 두뇌 트레이닝도 있고, 하루 10분 뇌를 자극하는 퍼즐 북도 있다. 뇌 살리기는 꼭 노년에만 필요한 것일까?

영원한 젊음은 없다. 초록치매도 있지 않은가. 오늘의 싱싱함을 내일로 이어가고 싶다면 다이어트와 함께 뇌 살리기 실천도 부지런히 하자. 휴대폰의 휘리릭 지나가는 영상보다 문학, 인문학 등 각 분야의 전자책을 다운받아 읽자.

누구에게나 삶은 중요하다. 그 중요한 삶을 지켜주는 것이 바로 뇌다. 유일하게 우리 위에 군림하는 뇌를 지켜 삶을 아름답게 가꾸자.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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