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
날씨가 따뜻해서 많이들 모였는데
할머니 손을 잡고 어린이가 비틀비틀
걸음마 연습하는 듯 귀엽기만 하구나
주최측 당부 말씀 포기는 하지 말고
결승점 통과해야 ‘기록지’ 준다는데
내 귀엔 스쳐만 가고 애기생각 뿐이네
군(郡)에서 주최한 희망의 새해맞이 ‘근하신년 마라톤대회’에 할머니가 이제 막 걸음마를 익히는 어린손자의 손을 잡고 나왔습니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행사보다 할머니와 손자에게만 관심이 갖습니다.
저 어린 손자는 여기에서 무엇을 보고 느낄까?
인생이 ‘마라톤 경기’인 것을 알고 있을까?
결승점을 통과해야 받는 ‘마라톤 기록지’. 먼 훗날의 손자가 받아보는 ‘인생 기록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백년도 못 되는 앞날의 일이지만, 에덴동산의 그림이 그려져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
김보환 시조시인은
한국문학정신 시,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시조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 등단했다. 제2회 한하운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수상했으며 시조집 ‘물 따라 살아가니’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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