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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26회] 봄마다 새 생명으로 태어난다면

기사승인 2021.03.08  0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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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따뜻한 사랑과 기쁨을 담는 가슴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봄의 기운이 따스한 바람을 몰아온다.
산책에 나선 봄 햇살과 바람이 갯버들 봉오리를 부풀리고, 물속에 숨어 있던 잉어 떼를 불러 모으고 있다.

나뭇가지에서, 땅속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싹을 틔우는 자연의 숨결은 신비로운 생명력이 아닐 수 없다. 사람도 그렇게 봄마다 새롭게 태어날 수 없을까?

사람은 늙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했던가. 평소에 즐겨듣지 않던 트롯의 가사가 마치 내 인생의 고백처럼 가슴에 와닿을 때가 있다. 삶의 나이 역시 세월로 익어가는 것인가.

가볍게 내려놓자. 부담 없이 비우자. 가지치기하듯 정리하자. 해마다 다르게 맞는 봄은 단순히 느낌의 계절만이 아닌가 싶다. 동질감과 이질감을 동시에 안겨 주는 계절의 감정은 그래서 어느 작가의 말처럼 허망함을 허망함으로 받아들이는 관용을 언제쯤이면 배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아직도 철부지 소녀처럼 로맨스를 꿈꾸는 초로의 시인에게 봄 햇살은 깊은 상념의 삶을 생각하게 하니 고맙기 그지없다. 화사한 희망과 더불어 우울증까지 생성시켜 허망함의 비틀거림도 맛보게 하니 ‘봄은 고양이로다’의 시를 읊조릴 수밖에.

봄이 안겨주는 실없는 망상일지라도, 화려한 허상일지라도 우리의 가슴에는 따뜻한 사랑과 기쁨을 담을 공간이 있지 않은가. 그 공간, 관용으로 삶의 두려움과 시련으로부터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자유로울 수 있게 스스로 격려하자.

고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더 절망과 좌절 속으로 깊이 빠질 수 있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현명하고 강인하니 잘 이겨나갈 수 있다. 모든 걸 견뎌내며 여기까지 잘 왔듯이.

너무 뻔한 것은 싫어하고 새로운 것만 찾는 어리석은 자괴감을
우리가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봄의 길목에 내려놓으며…박소향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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