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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골프심리학] 골프! 처음에 잘 배워야 한다...‘스윙을 이해하는 관점이 정확해야 한다’

기사승인 2021.03.31  01: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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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는 100% 신체적 운동 150% 정신적 운동...스윙이 생각을 바꿔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필자는 대학 신입생 시절, 동아리에서 골프를 처음 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골프는 온전히 남의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그만큼 무관심했습니다. 심지어는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했던 아주 부정적인 스포츠였습니다. 사치 스포츠의 대명사였던 것이 바로 골프였으니까요. 그랬던 제가 골프 동아리를 기웃거리게 된 것은 참 운명적이었습니다. 동아리 방에 놓인 골프잡지 표지에는 우승컵을 들고 있는 최상호프로가 장식되어 있었고, 그 모습이 너무 멋져보였습니다. 대중의 환호를 받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었죠. 갑자기 호감이 생긴 저는 “많은 비용이 들지 않고도 골프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 패기에 찬 결심을 합니다.

‘나도 골프잡지에 나오도록 한 번 도전해보자!’

깊은 수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이렇게 골프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골프를 시작하셨나요? 저는 이제 겨우 풀스윙만 익힌 동아리 선배님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물론 필드 한 번 나가보지 못한 선배님이었죠. 그래도 이 선배님의 풀스윙 시범은 마치 영웅의 그것과도 같았습니다. 피니쉬 자세가 한 번씩 나오기라도 하면 우리 신입생들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쏟아냈습니다. 실제로 스윙하는 골퍼의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터라 마냥 신기하게만 느껴지더군요. 그 선배님으로부터 그렇게 그립을 배우고 일명 ‘똑딱이’를 배웁니다. 이것이 저의 골프 인생에 잘못 끼워진 첫 번째 단추였습니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골프를 전혀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이 ‘똑딱이’가 뭔지 알려드려야겠네요. 이 동작은 마치 시계추가 왔다 갔다 ‘똑∼딱 똑∼딱’ 하듯이 손목은 쓰지 않고 어깨 턴만으로 볼을 치는 동작을 말합니다. 처음 골프에 입문하면 대부분 이 동작으로 시작합니다. 그 당시 골프선생님이었던 선배님께 잘 보이려고 한 2주일 동안 진지하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간혹 몇 주나 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프로가 한 달 동안 그것만 시키더라’하고 하소연하는 분도 더러 있습니다.

이 ‘똑딱이’라는 동작을 나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골프를 처음 배우면서 ‘머리를 움직이지 마라’ ‘다리도 움직이지 마라’ ‘허리도 움직이지 마라’ ‘팔도 구부리지 마라’ ‘그립은 어떻게 해라’ ‘시선은 고정해라’ 등등 수많은 주문을 받습니다. 한 단계 더 진도라도 나간다면 주문은 더욱 많아집니다. 머릿속은 점점 하얗게 됩니다. 마치 무슨 예술동작이라도 만드는 듯이 말입니다. 프로님께서 가르쳐 주는 동작을 외우느라 평소에 안 하던 공부까지 해야 할 지경입니다. ‘이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벌써 고민부터 앞섭니다. 모든 골프선생들이 그렇게 가르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필시 이렇게 시작한 골프라면 필자와 같이 한(恨)이 되는 골프가 될 수 있습니다.

‘골프는 처음에 잘 배워야 한다’

여러분은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싶으신가요? 사람들은 대부분 이 말을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잘못된 동작을 배우면 그것이 굳어져서 나중에는 고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처음에 잘 배워야 한다’ 과연 그럴까요?

PGA 투어 통산 63승! 사상 두 번째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미국의 유명한 프로골퍼 벤 호건(Ben Hogan)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골프는 100% 신체적인 운동이고 100% 정신적 운동이다’

골프는 몸을 잘 써야 하고 머리도 아주 잘 써야 한다는 말 정도로 들리는데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모든 스포츠는 인간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골프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골프를 해보라 한다면 스윙 폼인 피니쉬 동작을 잡을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골프를 배운다!’라고 한다면 단순히 ‘골프 스윙’ 만들어가는 과정을 떠올리기 쉬울 것입니다. 이것은 골프에서 인간의 움직임이 바로 ‘스윙’이라는 것으로 대표되기 때문입니다. TV속의 골프 경기에서 볼 수 있는 장면 역시 선수들의 스윙이기 때문에 ‘골프=스윙’이라는 등식이 대중에게는 상식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100% 신체적인 운동’이라는 가시적 관점의 반쪽짜리 골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반쪽인 ‘100% 정신적인 운동’이라는 관점을 간과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우선, 시합에 출전한 선수들의 생각은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바로 영상을 만드는 캠코더가 선수들의 생각을 찍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선수의 생각에도 나름의 기술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필자는 이러한 것을 ‘생각의 기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한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선수들의 ‘움직임의 기술’은 보고 따라할 수 있어도 ‘생각의 기술’은 단지 눈으로 보고서는 따라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100% 신체적인 운동’이 부각되고 ‘100% 정신적인 운동’을 간과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골프 레슨서 역시 주로 ‘골프는 100% 신체적인 운동’이라는 관점에서 쓰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책에서는 어드레스, 그립과 같은 기본동작에서부터 스윙, 어프로치, 퍼팅, 벙커샷 등 주로 기술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역시 사진과 같은 시각적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방송에서의 레슨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스윙과 기술에 관한 프로그램 일색입니다.

그래서 골프를 처음 배울 때 ‘생각의 기술’은 배제된 채 ‘움직임의 기술’만 강조되기 십상입니다. 많은 골퍼들은 ‘골프가 100% 정신적인 운동’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어려운 골프’가 됩니다. 또한 그러한 환경에 처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골프를 배우는 것이죠.

이 책에서는 ‘골프는 100% 정신적인 운동’이라는 점을 먼저 이야기하고 싶고, 또 강조하려 합니다. 이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보라면 ‘정신적인 게임, 심리 게임을 배운다’라고 인식해야 합니다. 스윙의 기본동작을 배우듯 ‘생각의 기술’을 발휘하기 위한 기초지식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죠.

‘골프는 처음에 잘 배워야 한다’는 말은 골프를 조금이라도 먼저 배운 사람들이 갓 입문자에게 흔히 하는 충고의 말입니다. 이 말을 단지 ‘잘못된 동작이 습관이 들지 않도록 잘 배워야 한다’라고만 인식한다면 반쪽짜리 골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작은 잘못 배우더라도 고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또한 잘못된 동작을 연습했다고 해서 죄다 안 좋은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린 동작인지 인지할 수 있는 시행착오의 과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틀린 동작을 해봐야 ‘이것이 틀린 것이고 이것이 옳은 것이다’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훗날 잘못된 동작을 다시 하더라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고 안목이 됩니다.

정작 고치기 어려운 것은 생각을 바꾸는 일입니다. 처음에 스윙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잘못된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것은 자칫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강이 됩니다. 구력이 오래 되어도 더 이상 스코어가 줄지 않는 사람,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사람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이런 사람이 돌아올 수 없다는 그 강을 다시 건너오려면 목숨을 건 사투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골프는 처음에 잘 배워야 한다’는 말은 ‘골프(스윙)를 이해하는 관점을 올바로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골프를 이해하는 관점이 잘못되어 있다면 골프가 마치 기술적인 부분이 전부인 것 마냥 생각하게 됩니다. 필자가 골프의 정신적 요소만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골프에서의 신체적 부분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만 정신적 요소 즉 ‘생각의 기술’이 배제된 골프라면 필시 한계가 찾아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스윙은 좋고 멘탈(mental)이 좋지 않은 골퍼
스윙은 나쁘고 멘탈이 좋은 골퍼

둘 다 좋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골퍼가 되고 싶습니까? 필자는 당연히 후자를 택하겠습니다. 후자의 선수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전자는 글쎄요... 앞으로 과연 나올지 모르겠네요. 여러분이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골프를 잘 치고자 열망하는 세상의 모든 골퍼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골프는 100% 신체적인 운동이고 150% 정신적 운동이다’

‘골프, 생각이 스윙을 바꾼다’ 중에서...

[이종철의 골프멘탈] 골프도 인생도 마음의 게임

골프심리코칭/골프레슨 문의 ‘이종철프로의 골프심리학’ 밴드가입

이종철 프로
한국체대 학사, 석사, 박사수료(스포츠교육학)
現 골프선수 심리코치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前 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의상협찬-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  forallgolf@naver.com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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