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省墓)
당신의
고운 향은
가슴에 담아 가고
정만을
병에 두고
자리를 떠납니다
한밤에 달님이 뜨면 나본 듯이 하소서
할머니가 손자와 함께 뒷동산의 할아버지 묘를 찾아와 세상 돌아가는 것을 열심히 들려준 후 조화 화병을 놓고 떠납니다.
‘자주 찾지 못해서 오래오래 곱게 피어 있으라고 조화를 가져왔다’는 할머니의 말에 새삼스럽게 삶과 죽음을 생각합니다.
봄마다 산야에 새싹들이 움트고 나뭇가지마다 잎눈의 숨결이 넘칩니다. 그러나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는 우리네 인생. 언제나 시들지 않는 ‘당신의 고운 향을 가슴에 담아 간다’는 할머니의 애틋한 사랑이 메아리로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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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환 시조시인은
한국문학정신 시,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시조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 등단했다. 제2회 한하운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수상했으며 시조집 ‘물 따라 살아가니’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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