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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30회] 과거의 영광과 현실 그 아이러니

기사승인 2021.04.12  08: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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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그 시간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꽃비가 쏟아진다.
햇살을 집어삼킨 붉은 백일홍과 마주친 한낮, 봄의 절정에서 황홀함이란 이런 것인가. 몸서리치도록 멋지게 허공을 메우는 분홍빛의 향연……!

사람의 일생도 한 번 쯤 이렇게 몸서리칠 만큼 빛나는 환희의 순간이 있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의 작은 몸이 무거운 삶을 견뎌내는 인내에서도, 새벽마다 골목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젊은 가장의 빗자루에도, 배달 주소를 찾아 대문마다 기웃 거리는 바쁜 배달 맨의 신발에도 한 번은 인생의 빛나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고 또 있을 것이다.

과거를 묻지 말라는 대중가요, 묻지 말라 외친 그 과거 속에 눈물의 열정과 실패, 성공과 환희의 순간들이 있었을 터. 연결되지 않는 과거 없이 어찌 현재를 누리겠는가. 추억으로라도 그 순간, 그 설렘과 기쁨의 있었기에 오늘의 삶이 존재하는 게 아닌가.

아주 오래 전 영화 ‘초원의 빛’의 마지막 장면에서 여주인공이 회상하던 윌리엄 워즈워드의 시가 생각난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그 시간들을 다시 불러올 수 없다한들 어떠리. 우리는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라.”

우리가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그 시간의 허공에 오늘처럼 꽃비가 날리고 있다면 그것으로 나의 과거는 족하리…박소향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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