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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스님 소리의 향기 제8회] 우리는 누구 덕에 살고 있을까?

기사승인 2021.04.18  07: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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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에게 감사… 나누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 살 수 없다. 그러나 부모형제의 복도 없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 어렵게 살고 있다고 불평을 토하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안타까움 감출길이 없다.

한 그릇의 밥도 본인의 힘으로만 먹을 수 없다. 한문으로 쌀 미(米)자는 88번의 손이 가야만 밥이 되어 입으로 들어온다는 뜻이다. 생각해보면 쌀 뿐일까?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이 다른 사람의 정성으로 만들어져서 운반된 것이다. 비록 돈으로 사지만, 만든 사람에게 감사하고 은혜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또 사람만이 아니고 식물과 동물에게도 느낄 수 있다. 배추는 사람들을 위해서 여섯 번 죽는다는 글을 보았다. 흙을 만나서 신나게 자라다가 땅에서 뿌리가 뽑힐 때 한 번 죽고, 배추가 반으로 갈라질 때 두 번째 죽고, 소금에 절이면서 세 번째 죽는다.

또 매운 고추와 젓갈에 버무릴 때 네 번째 죽고, 통에 담겨 김치냉장고에 들어갈 때 다섯 번째 죽고,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내어 사람의 입으로 들어갈 때 여섯 번째 죽는다고 한다. 이 글 접하면서 고마움도 모르고 당연하게 먹던 김치에게 미안한 마음 감출 길 없었다.

건강에 좋다는 달걀도 역시 그렇다. 어미닭은 알을 낳을 때 건강하게 잘 키워야 한다는 사랑스러운 마음뿐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영양을 채우기 위하여 달걀을 먹는다. 결국 식물과 동물도 그들의 삶이 있지만, 사람을 위해 귀한 몸을 보시한다는 자체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우리도 누군가를 위해 몇 번이라도 죽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이와같이 사람은 동물, 식물에게까지도 신세를 지고 살면서도 자신은 아무에게 도움 받지 않는 인생이라며 불평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있으니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의 은혜를 잊지 말고 세상의 만물을 자비의 눈으로 보라고 가르치셨다. 직접 간접적으로 신세를 지지 않고 은혜를 입지 않은 사람은 세상에 없다. 모두에게 감사하며 나누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시인 해성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

해성 스님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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