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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35회] 결혼, 그까짓 거

기사승인 2021.05.13  0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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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랑 나랑 좋으면 됐지, 뭐가 걱정인가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이제 마흔이다.
아직 늦은 나이가 아니다. 오십에도 필요하면 하는 게 결혼 아닌가. 요즘에는 결혼 적령기도 없지만, 결혼이라는 꿈을 간직하는 것도 힘들다. 너무 많은 오류로 순수하고 순결한 의미가 퇴색됐다.

결혼식부터 시작한 불협화음은 신혼여행지에서 마침표를 찍는 아픔을 보면서 ‘결혼의 불확실성’이 더 확실해진다. 육아로 인한 전쟁은 또 어떤가? 조카 녀석의 기쁨은 잠시. 점점 커가면서 한목소리를 내고, 한 고집하면서 정말 미운 오리 새끼답다.

무능한 남편에 제 잘난 자식에 부족한 경제 여건에서의 육아교육, 그 많은 것들을 함께하며 부딪치는 마찰을 보는 것도 힘든데, 내가 직접 겪어야 한다는 것에 겁이 아니라 끔찍한 진저리를 친다. 다사다난한 세상에서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 완벽하기를 소원하면 결혼은 더 멀어진다. 이제 아예 홀가분히 홀로서기를 선언한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데 그까짓 거 만용 한 번 부려볼까? 결혼으로 발목에 사슬 채워진 죄인의 생(生)을 나도 한 번 해볼까? 홀로서기를 선언했으면서도 뜬금없이 갈등하는 가슴으로 희소식이 날아든다. 세계 최고의 결혼이라 떠들썩하더니 최고의 이혼으로 치닫는 세상에 무엇을 더 이야기하랴.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자유롭게 사는 것임을 증명해준다.

엄마인 나도 좋다. 네가 결혼 안 하고 내 곁에서 부모님 다 보낸 늙은 엄마를 지켜주겠다니 고맙지. 고맙긴 한데 가슴 아려오는 아픔은 엄마의 무슨 마음이냐? 네가 늙어갈 때 그 외로움을 누가 채워주지? 아니, 네가 결혼하지 않아 어느 집의 대를 잇지 못한 사태(?)는 분명 자연 순리의 역행이다. 이를 어쩌지?

푸르른 오월에 오월의 신부가 화려한 만큼 네가 홀로 선 모습도 꿋꿋하길 바란다. 3대와 4대가 모여 산 경험으로 홀로서기도 의연하고 믿음직했으면 좋겠다. 네가 행복하면 나도 편안할 테니 뭐가 걱정인가. 우리 모녀, 즐겁게 살자꾸나.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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