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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36회] 그녀들만의 마력

기사승인 2021.05.20  08: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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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여인의 당당하고 자유로운 영혼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그녀와의 만남은 운명이 아닌가 싶다.
건강을 해친 후 뒤늦게 나선 건강관리 배움터에서 만난 동기였다. 젊은 동기들끼리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친목 모임에서 마음이 통하는 선후배였다가 우연히 성당 교리를 받으며 대모와 대녀의 관계가 됐다. 세례를 받은 후 하느님의 자녀로 신부님과 함께 프랑스, 스페인의 성지순례도 20여 일 다녀왔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미워할 수 없는 애교로 웃음 짓게 한다. 상대의 말에 감탄하며 터트리는 탄성으로 기쁨을 주는 자극이 신선하다. 자기의 존재 가치를 높일 줄 알고, 상대를 기분 좋게 하면서 할 말은 다 하는 지혜로운 여인이다.

그녀에게도 고난의 시간이 있었다. 허리협착증과 뇌종양의 대수술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기 꺾이지 않고 새 삶을 잘 이어가며 늘 감사하고, 고맙고, 기쁘게 산다.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면서도 공인으로서의 몸가짐이 분명하고, 자신의 뜻을 굽힘없이 표현하는 것은 내게 없는 성품이다.

그녀가 내 결혼사진을 보고 윤여정을 닮았다고 했다. 윤여정은 이혼 후 영화계를 떠났다가 돌아와 드라마에 출연 중이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문희를 닮았다는 말을 듣고 싶었건만 태생이 아닌 것을 어쩌겠는가. 여하튼 이제 결혼한 신부에게 이혼한 윤여정이라니 그건 아니다 싶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요즘 TV 숙박 프로그램의 윤여정을 보고 손자 녀석이 우리 할머니란다. 나는 전혀 닮은꼴이 아닌데 녀석 눈에도 그리 보이나 보다. 지금의 윤여정은 아픈 삶을 잘 풀어냈다. 미나리로 덕망 있고 자유로우며 품위를 지키는 세계적 스타가 됐다. 오스카 여우조연상의 그녀, 그녀만의 매력은 그녀가 만들고 그녀만의 것이다.

그녀가 TV에서 들려준 말이 가슴을 쨍쨍 울린다. 그 당당함을 닮고 싶다.
“롤 모델이 왜 필요해? 나는 나 같이 살면 된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지혜가 생기고 실수가 잦아들지만, 여전히 처음 살아보는 오늘이니 완벽하지 않아도 그럴 수 있다.”

대모와 대녀의 관계가 된 그녀와 윤여정, 두 여인의 마력을 내 삶 속으로 욕심부려본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당당하게!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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