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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38회] 인간은 망각의 동물

기사승인 2021.06.03  0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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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남는 기억은 무엇이 있을까?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기억!
얼마나 하고 있을까?
아니 어느 순간 그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다면 무엇이 남아있을까?

영화를 보았다. 영화의 주제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관한 이야기였다. 생활하다 어느 순간에 찾아든 기억상실증. 주변에 아무도 없이 모든 것을 잃고 아무 생각 없는 상태가 된다. 그들은 새로운 인생배우기로 새로운 자아를 찾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과다한 스트레스와 가까운 사람과의 상실감, 삶의 충격으로 인한 단기 기억 상실증엔 치료약이 없다. 다만 사람을 실험하고 분석하고 지도 할 뿐이다. 어느 순간 찾아오는 기억은 단지 당사자뿐이다.

기억(記憶)은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낸다고 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이란다. 추억(追憶)은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는 것, 또는 그런 생각이나 일을 뜻한다.

기억 되여 있는 것들 중에 추억을 끄집어내어 나만의 시간으로 즐기고 있다. 앨범을 뒤적이며 잊었던 기억을 되살리고, 추억 속에서 기억을 만난다.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를 찾아가기도 한다.

내게 남는 기억은 무엇이 있을까?
유년의 기억,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기억, 부모 사이, 부부 사이, 친구 사이. 다른 그 무엇이 있을까? 혼자만의 여행길, 입맛, 소리, 몸짓, 향기…….

인간의 모든 기억은 마음대로 왜곡되고 다듬어져 ‘아름다운 추억’으로 탈바꿈하게 되기 때문인 것일까. 기억이라는 것을 온통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꿔버리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서로 다른 생각으로 생긴 오해를 풀지 못하고 헤어진 친구가 기억 속에 있고, 아예 친하지 않았거나 잊어버린 친구도 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 기억도 있고 추억도 있다.

나는 지금 기억의 길 어디쯤에 서 있을까?
함께하는 그 시간 속에 더 많이 사랑하고 감탄하며 행복할 일이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노경민 작가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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