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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스님 소리의 향기 제12회] 삶의 질 향상시켜 주는 ‘꽃’

기사승인 2021.06.13  0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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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이들이 꽃이 되는 고운마음 간직하기를

[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향기와 푸르름이 공존하는 6월은 초여름의 문턱을 넘는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날들이 많다. 이럴 때는 코로나의 두려움보다도 잠시라도 힐링하고 싶은 마음에 배낭을 둘러메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그러나 코로나 거리두기 등 한동안 마음을 추스르다가 저 멀리 강원도 고성으로 향했다.

사방이 온통 초록으로 물든 산과 들과의 눈 맞추며 건봉사에 도착했다. 산사의 풍경소리와 벗하며 다소곳이 피어 누군가를 기다리다 외로움에 지친 듯 담벼락에 걸쳐 늘어진 장미꽃과 작약 꽃들이 반갑게 손짓하며 맞아주었다.

불교에서 꽃은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수행 상징으로 장엄, 찬탄을 나타내며 만행화(만 가지 선행이 모여서 핀 꽃)라고도 한다. 또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온갖 고통의 세월을 견디듯 우리들도 온갖 수행을 닦아야 행복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좋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꽃을 좋아한 나였지만, 그냥 그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길가에서 장미꽃을 선물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듯 기뻐하는 연인들의 멋진 풍경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서야 꽃은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들의 모습에서 오랜 시간 내 곁에 함께하고 있는 청각장애인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뛰어난 시각과 촉감으로 멋진 기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소통의 어려움으로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상실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래서 꽃 공예 교육을 구상하며 꽃시장에 가서 서로 어울리는 색상의 꽃을 준비하여 손과 마음으로 꽃바구니와 꽃다발을 만들기 시작했다. 드디어 멋진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 서로의 얼굴에 비춰지는 행복감은 큰 희망이었으며 가족들에게도 기쁨을 전달한다.

이와 같이 꽃과 식물들은 공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에게 사랑의 마음도 전달하고 삶의 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뿐인가. 장애인들의 기술 향상 및 행복을 안겨주니 그동안 하찮게 생각했던 식물들에게 거듭 미안했고 또 한없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앞으로 식물 앞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장애인들과 아름다운 세상 만들어가기를 다짐하며 모든 이들이 꽃이 되는 고운마음 간직하기를 발원해 본다.

시인 해성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

해성 스님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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