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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인스님 마음의 창 제14회] 나는 어디에 있는가

기사승인 2021.07.18  07: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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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허한 천길 메아리 속에 묻혀 그림자마저 흔적이 없다

[골프타임즈=능인 스님, 시인] 생(生)이란 이름으로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삶의 목적이 행복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허울 속에 숨은 망상일 뿐이다.

이미 자신의 그릇에 모두 채워져 있음을 알지 못하고, 술 취한 듯 혼미함에 취해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행복이 한가로운 바다에 파도처럼 넘치는 것도 모르고 오히려 몇 백 년을 살 것처럼 불행의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잘 살아도 하루 밥 세 끼면 족하다. 세월에 장사 없고 백 년 청춘은 있을 수 없다. 말과 생각으로는 알지만, 욕심의 그늘에 가려진 망각심(妄覺心) 때문에 채움의 만족을 실천하기는 쉽지가 않다. 하루도 제대로 못 살면서 백 년을 향해 허겁지겁 앞만 보고 가는 것, 이것이 우리들 삶의 모습이다.

뒤돌아보지 않고 꿈이란 작은 모래성을 쌓으며 달려온 백 년생이란 종착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은 찾을 길 없고, 하얀 머리 늘어난 주름 눈앞에는 오직 천길 죽음이란 절벽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오호통재라!
이 일을 어찌할거나.
앞으로 가자니 절벽이오. 돌아가자니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은산 철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인생이란 이름으로 살아온 삶의 끝은 바로 어두운 천길 벼랑이다.

백 년의 헛된 꿈속에 취하여 달려온 무지했던 생의 울림은 공허한 천길 메아리 속에 묻혀 그림자마저 흔적이 없다.

파란 하늘에는 흰 구름 한가롭고,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새들은 노래하는데 또 다른 생명이 부질없이 백 년을 쫓아가고 있음을 본다. 내가 걸어온 길을 따라서…

이제 삶이란 이름으로 백 년을 쫓던 나는 어디에 있는가.

시인 능인스님
행복사 주지스님으로 수행자이자 예술인. 시집 ‘능인의 허튼소리’를 출간한 스님은 음반 ‘마음의 향기’ 17집의 작사ㆍ작곡ㆍ편곡한 한국음반저작권협회 회원이며, 430여회 봉사한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능인 스님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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