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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스님 소리의 향기 제15회] 청초한 연꽃들의 서울나들이

기사승인 2021.07.25  00: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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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은 깨끗한 삶의 길을 일깨워주는 무진법문

[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삼복더위의 여름이 계속되지만, 도심에 피어난 연꽃들의 미소를 보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이 더위를 피해 도시에서 탈출한다. 반대로 넓고 깊은 연못 속에서 청아하게 피어난 연꽃들이 화분에 실려 도심 속의 사찰 조계사로 나들이 와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와 대웅전에서 울려 퍼지는 목탁소리, 염불소리에도 어색함이 없는 듯 바람에 흔들거리며 욕심과 불평불만도 날려 보내준다.

고향을 떠난 낯섦도 없이 곱게 피어나 은은한 향기로 도시 사람들의 지친 마음 달래주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번뇌와 고통이 쉬지 않고 접근한다. 그때마다 삶은 흔들리고 수시로 거센 파도에 아무리 꼿꼿하게 서 있으려 해도 무너질 듯 흔들거린다. 누구나 다 그렇게 힘들게 산다는 말에 내색도 못 하고 눈물도 참아야 한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는 오직 우리 자신만의 것이다. 번뇌와 고통을 달래며 자신이 잘 소화하여 자양분으로 삼아 행복의 꽃을 피워야 한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처렴상정(處染常靜)의 가르침이 있다. 진흙탕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운 흙탕물에 물들지 않음을 의미한다. 곧 아무리 주변이 혼탁하고 죄악에 물든 세상이 자신을 힘들게 하더라도 세상에 물들지 않아야 한다.

맑은 본성을 간직하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 세상을 정화하는 청정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우리들의 삶도 고통 번뇌에 물들지 않고 깨끗한 깨달음의 길을 가야 함을 일깨워주는 무진 법문을 연꽃에 비유한 것이다.

조계사 마당에서 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곱게 피어난 연꽃의 소담스럽고 청초한 멋에 다시 한 번 눈 맞춘다. 삶이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며 소곤대는 소리에 ‘연꽃’ 시 한 편 지어 낭송으로 들려주었다.

아침 햇살 기지개 켜며 정토(淨土) 세상 문을 열고
아련한 향기 피워 풀벌레 개구리도 노래로 반겨주네
참회의 기도 청정한 이슬 되어 연잎 위에 구르고
중생의 목마름 자비로 채워주니 그윽한 자태 관세음의 미소로다.

시인 해성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

해성 스님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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