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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편지 송수복 제16회] 나이 들수록 혼자가 두렵습니다

기사승인 2021.08.11  08: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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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 있을 때 좀 더 잘해주려고 합니다

[골프타임즈=송수복 시인] 칠십을 넘고 보니 삶의 회한에  젖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동창이나 친목 모임에서 반려자 없이 혼자인 친구들을 보면서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부부 동반 모임도 해체했으니 말입니다. 꿈을 좇던 때가 엊그제 같고 지금도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혼자 가지 않습니다.

오랜만에 전화가 왔습니다. 역시 혼자인 친구의 쓸쓸한 푸념입니다. 한 미모 했던 이 친구도 어린 나이에 멋진 사업가 남편을 만났습니다. 행복은 잠깐이고 구속의 일상에서 살아갔습니다. 이북 사람이고 호적상 16년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집과 교회밖에 모르고 살았습니다. 시장도 남편이 직접 봤습니다.

아들딸 남매를 착하고 예쁘게 잘 키웠습니다. 그 딸 역시 아버지의 감시로 데이트 한번 못해 보고 결혼을 포기하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남편의 억압 속에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았습니다. 그런 남편이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럽게 울었으나 그나마 남편 원대로 뜻 다 받들고 살아줬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합니다. 

코로나 격상으로 ‘집콕’에 충실한 내 반려자도 행여 마음에 상처라도 생길세라 늘 신경 쓰입니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밥때만 되면 무조건 허둥지둥 집으로 향합니다. 이런 나를 보고 사람들이 요즘 세상에 남편 밥걱정하는 사람은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놀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행여 둘 중 혼자였을 때를 생각합니다. 보내놓고 후회하고 통곡하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질그릇 같은 부부의 인연 나 하나만이라도 사랑의 반려자를 좀 더 잘해주려고 합니다. 오늘도 허둥지둥 집으로 향합니다.

시인 송수복
시와수상문학작가회 수석부회장 송수복 시인은 서울시 청소년지도자 문화예술 대상·시와수상문학 문학상 수상. 시낭송과 시극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송 시인은 첫 시집 ‘황혼의 숲길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이다.

송수복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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