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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48회] 지지 않는 위대한 사랑

기사승인 2021.08.23  08: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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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노년에도 아름답게 이어질 수 있을까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사람의 일생은 백년 안팎이다.
섭식과 의술이 좋아져서 옛날 같으면 꿈도 꾸지 못했을 장수를 누리고 있다.

선진국의 트랜드가 되는 노령 인구의 수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까지 합류한다면 상상을 초월한다. 아직은 디테일하지 못한 여러 시스템들에서 부족한 것이 많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참 살기 좋은 세상이 된 것은 사실이다.

어쩌다가 치매 노인들의 하루를 돌봐주는 시설을 가게 되었다. 잠깐이지만,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하고 적응하려 노력을 하는데도 평소에 접해보지 않고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여러 가지가 어려움이 많았다.

모든 감정이 꺼져가는 나이, 생의 온갖 산전수전을 경험하며 열심히 삶을 살다가 치매라는 공통분모 하나 때문에 모이게 된 시설 속의 어르신들...

치매 증상의 어르신들이 모여 있긴 하지만, 그 연세에도 로맨스는 피어난다. 그 와중에도 남녀 간의 감성이 생겨 서로 의지하고 대화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이라는 감성은 치매도 이길 수 있구나, 라는 위대한 사랑의 힘에 놀란다.

프로그램 하는 시간에도 둘이만 저만치 앉아 얘기를 나눈다. 남들이 뭐라고 수군거리든 말든 ‘우리만 좋으면 되지’ 라는 듯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젊은 내 눈에는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어르신의 로맨스!
어디서나 맘만 먹으면 인생은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것, 아무도 단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노령인구 천만시대로 가고 있는 지금, ‘노인의 성’ 이라는 프로그램을 티브이에서 본 적도 있다. 곧 밤처럼 꺼져갈 나이가 되었어도, 그래도 로맨스는 살아 있고, 그래도 로맨스는 위대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무에게나, 아무 때나 생겨나지 않는 소중한 감성의 태어남, 생각하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그 와중에도 로맨스라니, 나의 노년도 그렇게 아름답게 이어질 수 있을까.

낮달 홀로 외로운 오후
오늘 저녁은 노을 붉어 괜찮으려나...박소향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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