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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56회] 나, 돌아가고 싶어

기사승인 2021.10.21  08: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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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미래에서 구해온 주식 시세표가 필요한 건 아니고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넌 언제가 좋았어?”갑자기 묻는 친구의 얼굴이 심각하다.

“요즘 좋은 일이 없어. 자고 나면 또 어찌 하루를 보내나 싶으니, 이를 어쩌냐?”

쏟아 놓는 한숨에 커피 놓인 탁자가 무너져 내린다.

“돌아가고 싶어. 결혼하기 전 만이라도. 아예 결혼 안 하고 나 혼자 살면 더 잘 살 것 같아. 나를 위해 무언가 전문적인 일을 배워 커리어우먼으로 즐기면서 사는 거 어떨까?”

“그도 좋지. 줄어드는 인구에 일조하는 모양새지만 지구를 위해서 줄이긴 해야겠지. 네가 기여 한 인구만도 열이 넘잖니. 그러니 포화상태지. 숨 쉬기도 힘들고 환경도 생각해야지.”

“얘는 무슨 소리야. 비어있는 땅덩어리가 얼마나 많은데. 도시로 몰려 온갖 편리한 기구를 만들어내니 세상이 이 모양이 된 거지. 사람이 죄인이지. 죄인이야.”

늘 얘기 하다 보면 엉뚱한 길로 빠지는 친구가 있다. 왜 돌아가고 싶은지 얘기하다 환경이라니. 하긴 더불어 살다 보니 사람에 치이고 환경에 밀리고 내 하나 설 자리가 없다.

타임머신 타고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가 좋을까?

부모님 품 안에 걱정 없던 유년기?

그때 우린 너무 가난하여 산하를 누비고 다니며 나물 캐며 보리 고개 넘었다. 부모님의 보살핌도 없이 해질녘까지 ‘오징어게임’속 놀이로 엄마가 불러주는 소리를 기다렸다. 학교에 들어가선 공부만 하라 했고, 공부는 사회에선 아무 소용도 없었다. 반짝 빛나던 사회초년생. 결혼과 함께 무너지고 그저 시부모에 시누이, 시동생. 시집살이는 고되었다.

핵가족이 되어서는 남편과 자식에게 모든 걸 희생(?)하다 보니 ‘자식이 크고 보니 나는 없다’고 아마 내 의식이 깨어있는 사회초년생쯤 돌아가 좀더 깊이 있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은지 모르겠다.

아니, 그러기보다 그 동안 살아온 시간이 아쉬워 돌아가기보다 차라리 내 달려보는 건 어떨까? 잘못 들어선 길을 알아보아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카드가 주어진다면 되돌아가기보다 앞으로 가고 싶다.

10년 후 내 모습을 보고 싶다. 내가 꿈꾸는 그 시간인지 궁금하다. 미래의 주식 시세표도 챙겨오고 어떤 장소에서 어떤 사람과 그 시간을 즐기고 있는지.

여전히 글은 쓰고 있는지~~~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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