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것도 모른 채 실체 없는 세월이란 흐름에 이끌려 이른 지금
[골프타임즈=능인 스님, 시인] 누구나 넓은 삼라의 텅 빈 공간 공허함속에서 바람으로 흐르다 인연 따라 한 방울 미진의 이슬로 스며 태어났다.
생이란 이름으로 순간순간 삶의 현실에서 그 누구 할 것 없이 본능적 행위의 노력과 함께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어쩌면 그러한 옳고 그름에 따라 얻게 되는 성공과 실패보다 살아 숨 쉬며 생존해 움직이고 있음이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실체 없는 세월이란 흐름에 이끌려 이른 곳이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서 있는 자리다. 한 올 한 올 바느질 하듯, 돈과 명예 성공이란 매듭을 만들며 달려온 지금 뒤돌아보면, 시간 따라 변하는 허상 같은 물질과 흔적 없는 허황된 이름 뿐 아무것도 없다.
그러기에 ‘꿈과 희망’ 성취란 형상 없는 가상적(假想的) 이름으로, 그럴 듯한 명분을 가지고 말하는 선욕적(善慾的) 비움의 삶보다 악욕적(惡慾的) 채움의 삶을 지향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다만 처음의 빈자리, 텅 빈 공허함속의 맑은 이슬, 늘어난 주름, 쇠하여 가물거리는 기억속의 너울거리는 삶의 흔적들을 초점 잃은 심안(心眼)으로 돌아본다. 어느 것도 이것이 옳다 저것이 옳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언제부터인가 누구나 머물고 있는 그 자리에는 희미한 그림자가 자화상처럼 자신의 흔적지울 날을 기다리며 따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의식주 그것 말고는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는데, 마치 천만 년을 살 것처럼 헛된 욕망에 이끌려 허겁지겁 달려온 삶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시인 능인스님은
행복사 주지스님으로 수행자이자 예술인. 시집 ‘능인의 허튼소리’를 출간한 스님은 음반 ‘마음의 향기’ 17집의 작사ㆍ작곡ㆍ편곡한 한국음반저작권협회 회원이며, 430여회 봉사한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