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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66회] 끝에서 시작된 또 다른 시작

기사승인 2022.01.10  0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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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비가 내리는 날의 독백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마침표를 찍지 않아도 끝이라는 말과 마지막이라는 숫자는 부메랑처럼 되돌아왔다가 다시 간다. 언제나 그 자리처럼 오고 간다.

그래도 우리는 마지막이 시작인 것처럼 새로운 느낌으로 마음을 다지고 다시 걸음을 뗀다.

지나온 시간들은 헛되거나 허무하지 않았기에 감사의 계단 위에 서 있듯이 과거의 모든 시간들은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다.

추억은 그리움이라는 향수의 맥을 이어주기에 의미가 있고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것들 일지라도 그 형상과 정신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생의 일부분이 되어준다.

나이는 먹는 것이 아니고 익어가는 것이라고 노래하듯 사람은 누구나 시간을 따라 나이가 들고 익어간다. 얼마나 맛있게 골고루 익어가느냐는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다..

혼란스런 대지 위에 겨울비가 내린다. 우리의 얄팍한 가슴에도 비가 내린다.

산천초목이 젖듯이 가슴도 젖어 온다. 어쩌면 가슴 속에 젖어들어오는 것은 차가운 빗물만이 아니다.

비와 함께 먼 옛날의 추억이 젖어들고 그리움과 또 잊어버리려 했던 슬픔과 괴로움도 젖어든다. 겨울에 내리는 비는 더욱더 청승맞게 알 수 없는 상상력에 말려들게 한다.

빗물과 눈물을 유추해보면 어딘가 비슷한 것끼리 닮은 것 같아서일까. 아니면 거울에 비추는 자신의 얼굴을 보듯 빗물에 투영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잊어버렸던 모든 괴로움과 그리움들을 다시 찾게 돼서일까.

‘인간이란 무엇인가’ 세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에서 주인공 햄릿이 한 말이다.

햄릿은 독백의 명수였다. 혼자 생각하고 혼잣말 하는 것이 그의 취미었기에 그는 늘 혼자 있기를 좋아해서 내성적이었지만 그의 독백이 진리임은 틀림이 없다.

일월이 시작되나 싶더니 빗물에 휩쓸리는 나뭇잎처럼 빠르게 떠내려가고 있다.

나이 탓도 아니고 세월 탓도 아닌, 빗물 탓은 더욱 아닌, 독백의 시간 속에서 혼자가 안전한 세상탓도 아닌 지금은 비가 내리는 겨울이다.

참된 행복이란 우리에게 사색의 능력이 발달했을 때 얻어지는 것이다.

비처럼....햄릿처럼.....그리고 겨울의 눈물처럼.....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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