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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68회] 세상이 참 좋구나

기사승인 2022.01.20  0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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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것 아닌 내 것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취미가 뭐예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다 마지못해 ‘독서요’ 답하던 때가 있다. 딱히 취미라 할 수 없는 것들로 뻔한 취미 등산, 낚시, 음악감상에 통기타, 우표수집, 뜨개질, 꽃꽂이, 심지어 잠도 취미생활이라 하였다.

취미생활을 마치고 나면 기분 좋아지고 활력이 생기고 자아존중감도 높아져야 한다. 그래서 잠을 잘 자는 게 취미이자 잘 쉬는 방법이라 하면 맞는 말이다.

등산 역시 배낭에 코펠과 석유버너, 그리고 고추장에 감자, 양파, 당근 넣고 돼지고기 한 덩어리 담으면 금상첨화. 쌀까지 꾸려서 어깨에 메고 그 위에 텐트까지 얹어 떠난다. 한 여름휴가 길에 치악산으로 오른 등산길은 땀에 하얗게 질리고 옷엔 소금기가 어석거렸다. 그런가 하면 토요일 출근길 배낭 메고 나서 퇴근길 야간열차 타고 대전에 내려 손바닥에 야간통행도장 받고 금산터미널까지 밤길을 걸어 대둔산에 오르기도 하여야 등산객소리를 들었다. 지금이야 교통이 원활하여 하루면 다 다니는 길이 되었다.

근래에 취미생활은 다양해졌다. 동호회를 통해 더욱 전문화되었고 세분화 되였다. 등산에도 해외원정까지 가며 암벽등반, 백두대간횡단, 종단하며 둘레 길을 돌기도하고, 야간산행도 즐긴다. 코로나 사태의 팬데믹 덕분에 여행을 못 가는 대신 집콕 에서 즐기는 취미도 많다.

가구도 바꾸고 집안 인테리어에 시간을 투자하며 청소도 하고, 불안한 기운을 일기쓰기로 달래보기도 한다. 신혼 초 썼던 일기장을 들추며 바로 어제 일처럼 뚜렷한 그 상황 또한 즐겁다. 그런가 하면 바보상자라 멀리 했던 TV속으로 빠져드는 맛도 괜찮다. 다양한 채널이 있어 문화의 전당이 따로 필요 없다.

내가 그리지 않아도 화가가 그린 그림 속에 휴식을 취하고, 내가 연주하지 않아도 들려주는 선율에 온 몸이 짜릿하게 전해져 오는 감흥에 취한다. 야구선수의 매트를 내가 휘두르지 않아도 배트에 ‘탁’ 맞는 소리에 짜릿한 쾌감이 온 몸으로 퍼진다. 내가 오르지 않아도 TV속 히말라야 설원을 눈바람 속에 서 있는 짜릿함이 긴장하게 만든다.

바보상자 안에서 만나는 또 다른 취미생활. 어렵지 않아 좋고 편리하니 으뜸이다. 코로나시대에 대리만족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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