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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편지 송수복 제28회] 한 살 더 먹으니 걱정거리도 늘었다

기사승인 2022.02.09  0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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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으로 늙지 말고 멋진 시인으로 살자

[골프타임즈=송수복 시인] 올해는 풍년이 들려나 봅니다. 정월 초하루에 상서로운 눈이 하얗게 내렸습니다.
숫눈을 밟고 오셨을 조상님 차례 상에도 하얀 떡국을 올리지 덩달아 나이 한 살 더 먹었습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재롱을 부리며 기쁨과 사랑을 주고 커갑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자식에게 걱정거리를 하나씩 더 안겨주게 됩니다.

병원 출입부터 늘어나고 내과에서 안과, 치과는 단골이 되고 약봉지도 점점 늘어납니다. 시간 맞추어 약 먹는 것도 일입니다. 오늘은 남편이 가스레인지 위에다 빨간 글씨로 ‘불조심’이라고 써 붙였습니다.
가스 불을 켜 놓고 절대로 자리 비우는 일이 없어야 하기에 실수와 위험을 줄이려 미리 준비해 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나이를 먹을수록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아들이 왔다 가면서 당부의 말도 늘어납니다. 방역 수칙 준수라든가 눈길 조심에 집안 공기까지 살핍니다. 우리 집뿐이겠습니까? 어느 집이든 누구에게든 다 있을 수 있는 일들이라 생각합니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상처로 아파해야 할 때도 참 많습니다. 상대가 생각 없이 내뱉는 날카로운 말로 배인 마음의 병은 약도 없습니다. 그것이 누구랄 것 없이 말입니다.

단체 활동하면서 수 없이 겪게 되는 이 또한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특히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니만큼 모난 행동들은 삼가야 하지 않을까 깊이 생각해 봅니다.
깊어진 상처로 약이 없는 마음의 병도 누구를 원망하는 시간에 차라리 따뜻한 사랑으로 치유해 볼까 싶습니다.

날카로움보다는 둥글게 소리 내어 웃을 수 있을 때 다시 우정의 꽃은 피어나리라 믿습니다. 대접받는 노인이기보다는 좀 더 베풀고 참고 인내하는 따뜻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문학은 멀리 보고 가라던 선생님의 말씀대로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기만 합니다. 해야 할 일들도 많습니다.

함께 할 문우들과 행복한 만남도 기대가 됩니다.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마음의 준비는 필수인 것 같습니다.
새해도 밝았으니 마음 속 다짐도 함께 묻어갑니다.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닐지라도 그동안 걸어온 길 되돌아보면서 무안한 감사를 느낍니다.

어렵게 견뎌온 단체 생활 올해는 더 나은 문학의 터전이 될 수 있게 열정을 쏟아볼 참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아름다운 시인으로 멋지게 늙어 가렵니다.

시인 송수복
시와수상문학작가회 수석부회장 송수복 시인은 서울시 청소년지도자 문화예술 대상·시와수상문학 문학상 수상. 시낭송과 시극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송 시인은 첫 시집 ‘황혼의 숲길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이다.

송수복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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