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76회] 꽃들의 마음처럼 살자

기사승인 2022.03.21  08:36:22

공유
default_news_ad1

- 지금은 조금만 더 참아야 할 때

[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꽃들은 세상에 왜 나왔을까
뿌연 잿빛 하늘에 보이지 않는 암울한 미래가 풀풀 날리고 희망이 없는 내일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저  봄꽃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은 지금 말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 와중에 꽃구경을 간다.
아니 꽃들이 사람들을 보러 나온다.
때로는 칼칼해진 목소리처럼 시든 날 앞에서도
웃고 있는 사람들 앞에 추운 지난날을 보상이라도 받듯 굳세게 피어나는 꽃들.

마로니에 잎에 봄빛이 스며들 때 쯤 이거나
목련의 흰 꽃수분이 물가에 떨어지는 이른 아침
언젠가 낯익은 그 향기이거나
문득 아득히 낯선 이방인의 사랑을 엿볼 때 이거나
아니면 묵은 빗장을 열어 가슴에 얹힌 은밀한 언어들을 순삭할 때 이거나

그 언제쯤인지 모를 시간의 부재를 틈타 꽃들은 여전히 제 계절을 즐기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하늘빛이 뿌려놓은 꽃들을 즐기기 시작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불분명한 선을 긋지 못한 사람들만이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갇히고 그 마른 바람을 타고 온 봄은 여전히 다친 사람들을 어루만진다.

내일도 없는 듯 희망도 없는 듯 사람이나 세상이나 풀지 못한 미지수처럼 깝깝하지만 저 꽃들처럼 꿋꿋이 일어나 이 봄을 즐기자.
꽃들이 초대한 잔치에서 신명나게 한 판 놀아보자.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은 것 두 가지는
어떠한 상처나 불행에도 무뎌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긍정의 힘이 위대하다는 걸 느낀다는 것이다.

나는 소중 하니까
마음의 자존감은 스스로 높이는 거니까
봄이 왔으니 무조건 피고 보는  아니 피어나야만 하는 꽃들의 마음처럼 살자.

열병도 때로는 한 번씩 앓고 나야 그 온도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알게 되고, 산고의 아픔처럼 거저 주어지는 기쁨도 없다는 걸 알게 되니까.
지금의 고난과 시련은 꽃을 보기 위한 진통이라는 것도 알게 되니까.

지금은 그럴 때이다.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인내해야 할 때.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