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을 의심하지 않는 100% 확신과 자신감...집중하는 마음의 여유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높이뛰기의 우상혁(26, 국군체육부대)이 대한민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우상혁은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의 기록으로 24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웠으며, 올해 들어서는 유럽에서의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뛰어난 활약으로 현재 그는 세계랭킹 1위다. 육상의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그는 기적을 일으키는 중이다.
우상혁은 ‘긍정의 아이콘’ ‘멘탈 갑’ ‘멘탈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멘탈적인 측면에서 꽤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항상 밝은 웃음으로 관객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하고, 성공 후에는 자신만의 세리모니로써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위기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때로는 ‘괜찮아’를 연발하며 스스로를 격려한다. 현재 군인 신분인 우상혁의 거수경례는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사람이 하는 모든 일에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실력 이상으로 성과를 내기도 하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평소의 실력마저도 발휘하지 못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얻지 못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좋은 경기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이유는 바로 멘탈 때문이다.
더욱이 높이뛰기는 골프와 마찬가지로 멘탈의 영향이 큰 스포츠이다. 격투기나, 구기 스포츠처럼 상대와 직접 몸을 부딪쳐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트랙 종목이나 수영처럼 상대를 옆에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 높이뛰기는 체조와 사격, 양궁처럼 상대에게 아무런 물리적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 오로지 혼자만 잘 해내면 되는 스포츠이다. 이런 종목들은 멘탈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이러한 점에서 높이뛰기 선수 우상혁의 멘탈은 빛이 난다. 우상혁은 필자가 골프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멘탈적인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인터뷰에서 드러난 우상혁의 좋은 멘탈을 조목조목 따져보자면 다음과 같다.
“무조건 믿고 있었고, 의심하지 않았어요. 100% 확신이 있었어요”
우상혁은 ‘확신’을 강조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강한 믿음. 성공하리라는 긍정적 기대감. 그것은 바로 자신감이다. 단순한 논리이지만 무슨 일이든 믿고 행할 때 성공하기 쉽고, 걱정하는 마음에서는 실패하기 쉽다. 스포츠 선수에게 자신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높이뛰기를 재미있게 하자! 즐기자! 놀러가자! 돌아다니면서 평온을 찾았어요.”
우상혁은 인터뷰마다 ‘즐긴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즐기는 마음의 최대 강점은 현재에 집중하는 능력이다. 즐기는 마음일 때 걱정과 긴장감이 감소하고 지금 하는 일에 몰입할 수 있다. 또한 경기에 대한 자발적 동기로써 훈련과 경기에 대한 능률을 높인다. 우상혁은 경기장 주변의 환경들을 둘러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고 말한다.
“모든 걸 내려놓고 편안하게 했어요. 메달에 연연하지 말자. 순위는 하늘에 맡기는 것이다.”
우상혁은 성적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스포츠 선수라면 당연히 메달이나 순위가 중요할 터인데 우상혁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한다. 젊은 선수에게 믿기 힘든 여유이자 마음비움이다. 결과나 성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기대치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조급해지기 쉽다. 그러면 무리한 플레이로써 경기를 망치기 쉽다. 결과에 초연한 태도는 게임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할 수 있다! 올라 타자! 렛츠고!”
우상혁은 경기 중에 혼잣말을 한다. 특히 도움닫기를 시작하기 직전에 중얼거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선수의 혼잣말은 자기최면, 자기암시의 효과로써 수행에 대한 확신을 극대화시키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한다. 선수는 긍정적 수행 목표를 가지고 경기할 때 자신의 기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반면 실패를 대비하는 부정적인 수행 목표일 때는 잠재능력을 폭발시킬 수 없다. 높이뛰기는 골프와 마찬가지로 순간에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긍정적 자기최면 상태에서 최상 수행을 할 수 있다.
“당연한 결과다. 저는 상대에게 강력한 견제 대상이 될 것이다. 나는 강력한 우승후보이다.”
우상혁은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인정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좋은 결과는 자신에게 당연한 일이고, 다른 선수들 역시 자신을 무서운 선수로 바라볼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겸손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진짜 자신감이 있는 선수라면 이와 같은 거만함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은 상대가 누구든, 장소가 어디든 외부 조건에 의해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괜찮아! 괜찮아! 기분이 좋아야 잘 뛰어지는 것 같아요.”
우상혁은 실패 후 ‘괜찮아’를 연신 외친다. 실패를 수용하는 태도는 실패에 실망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또다시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음 도전을 이어가도록 만든다. 긍정적일 마음일 때 현재에 집중하는 능력이 좋아져 수행에 대한 성공확률을 높인다. 우상혁은 이러한 마음의 원리를 터득하여 본능적으로 성공을 위한 최적화된 마음을 찾는다.
“지름길로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멀리 보고 천천히 한발 한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상혁은 빠른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불만을 품는다면 선수는 실망감을 갖고 조급해진다. 이런 마음으로는 선수 생활을 오래할 수 없다. 선수는 조금씩 성장하는 것에 기뻐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즐길 때 항상 좋은 멘탈을 유지할 수 있다.
우상혁의 멘탈은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귀감이다. 교과서로 써도 손색이 없다. 앞으로 그의 여정이 기대가 된다. 부디 더 큰 꿈을 이루기 바란다.
골프전문 멘탈코치 이종철프로 ‘이종철프로의 골프심리학’ 블로그 가입
이종철 프로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프로, 한국체대 졸업. 前)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한때 심리적인 문제로 골프와 삶을 어려워했으나 이는 골프 심리에 관한 남다른 관심을 갖도록 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강연을 다니고 있다. 현재는 멘탈 코치로 활동하며, 일반 골퍼를 위한 주말레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