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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인의 마음밭 꽃씨 하나 2회] 과제

기사승인 2022.05.17  0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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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 안에 들어가는 일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지난 며칠이 복잡하고 어려웠습니다. 잘 버텨낸 나에게 위로의 선물을 주고 싶어 집 근처에 소문난 빵집으로 향했습니다. 오전이면 샌드위치가 다 팔려버리는데 양손 가득 샌드위치와 커피를 샀습니다.

분위기 있는 아침 브런치를 즐겨보겠다는 마음으로 서둘러 운전을 하다가 양방향으로는 서로의 통행이 어려운 좁은 길을 만났습니다. 제 뒤로 차들이 끝없이 이어져 오는 것을 보며 대장이라도 된 듯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패지를 담은 리어카를 끌며 급하게 다가오는 어르신이 보였습니다.

“너무 좁은 길인데 잠시만 기다려 주시지…”

순간 당황스러움에 비상등을 켜고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퍽 하는 큰 소리에 차에서 내려 보니 그 짧은 찰나에 차의 타이어가 심하게 찢어졌고 리어카는 멀쩡한데 어르신은 삿대질과 고성을 지르시며 차 두 대가 지나가도 될 것인데 운전을 그 따위로 밖에 운전을 못 하냐고 화를 냈습니다.

어르신이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생각하며, 주저앉은 차를 옮겨놓고 보니 어르신이 온데 간데없었습니다. 그리도 큰소리를 치시더니 어디로 가버린 걸까? 의아했습니다.

오랜 시간 운전하면서 이렇게 타이어가 심하게 찢어진 경험도 없었기에 그저 어이가 없습니다. 보험사 직원이 나오고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니 그 어르신께서 일부러 부딪치셨다고 하면서 찢어진 타이어는 교체해야 한다고 합니다.

경찰에 사고신고를 하면 근처 CCTV를 볼 수가 있으니 그렇게 진행하겠냐고 묻는 보험사 직원에게 타이어만 교환할 수 있도록 견인해 달라고 했습니다.

행복한 오전 브런치를 즐기겠다는 소망은 사라지고 견인차를 타고 타이어 수리점으로 이동했습니다. 타이어 가게 젊은 점장님의 고객을 응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듭니다. 상투적인 태도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온도로 점장님의 언어가 마음에 쏙 들어옵니다.

“강아지를 키우시나 봐요?”

“어떻게 아셨어요?”

“차에 강아지 물건을 보고 그러시는 것 같아서 차량 내 스팀 소독해드렸습니다.”

타인을 향한 배려를 할 줄 아는 마음에서 나오는 미소가 좋아 보였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자동차 수리점을 알아 두어야 하는 것도 삶의 터를 바꾸고 나서 할 일 중 하나였는데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었던 것에 대한 어르신이 주는 선물이라고 위로를 해 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타인의 마음에 어떤 우주가 숨어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가 먼저 그 어려운 일을 잘 해내며 행복하게 만들어내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시인 이정인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7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컬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정인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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