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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인의 마음밭 꽃씨 하나 12회] 인생 친구

기사승인 2022.07.26  09: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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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중에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이른 아침 반려견을 산책시키기 위해 집 근처 공원을 찾았다. 제법 이른 시간인데도  벤치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칠십 세쯤 되어 보이는 그녀들 곁을 지나는데 대화가 너무나 선명하게도 들려온다

“내가 한 시집살이는 말이지...우리 시엄니는 어쩌면 그리도 나를 못살게 굴던지... 삼복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아침상을 차리드리면 반찬을 이따위로 만들어주냐고 먹을 반찬이 없다고 수저를 던져버리기 일쑤니 원 그 비유를 맞추며 살다 보니 이 주름살이 다 시엄니가 만들어준 것이라네...”

옆에 앉은 친구인지 지인인지 거드는 대화가 참으로 재미가 있다.

당신의 아침 산책 벗이 꺼내놓은 마음의 상처에는 관심없고 자신이 겪은 시집살이 얘기를 꺼내 놓는다. 홀시엄니에 시누이들 시동생들 뒤치다꺼리의에 상처투성이 마음을 너줄 너줄 꺼내놓고 있다.

공원의 아침은 예쁜 꽃들과 멋진 자연의 풍경이 가득한데 자연에 앉아있는 그녀들은 오랜 시간 동안 마음에 담아둔 상처에 눈앞에 고운 꽃이 주는 위로를 만나지 못한다.

우리가 쓰는 생활 언어는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습관이고 추임새다.

어떤 이가 말하기를 특정한 한 사람을 지칭해 자신은 그녀와 인생 친구라고 했다. 인생 친구라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평생 동안 내어준다는 의미이다.

한생을 살아낸다는 것에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들어줌과 동시에 위로가 필요하다.

삶이란 일종의 학교 같은 것이기도 하고 앎을 체험하며 미지를 향해 끝없이 시간을 걸어가는 것이다. 어떤 사건을 만날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알 수 없기에 나의 존재를 묵묵히 응원해주고 믿어주며 사랑해주는 그런 인생 친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우리는 상처에서 걸어 나와야 하고 희망을 다시 꿈꾸어야 하며 두려움이라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간을 창조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다정하고 따스한 인생의 친구 한 명이 생의 동반자로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멋진 여름날 아침, 우연히 산책길에 나섰다가 들려오는 생의 맛있는 소리들을 마음에 담아 기쁨의 추임새를 하며 살 수 있도록 말이다.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주며 아껴주는 이가 그대에게는 있는가?

시인 이정인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7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컬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정인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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