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47

[이정인의 마음밭 꽃씨 하나 19회] 강화도에서 생긴 일

기사승인 2022.09.13  09:06:26

공유
default_news_ad1

- 여행은 서로의 마음을 지켜주는 것

[골프타임즈=이정인 시인] 100년 만에 커다란 달을 볼 수 있다는 추석이라 하여 기왕이면 여행지에서 멋진 달을 보자며 선택한 곳이 강화도였다.  아이들은 여행에 관한 모든 준비를 자신들이 하겠다며 엄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일하는 틈틈이 고기며 야채 간식 등은 딸이 준비하고 돌아볼 여행지 코스를 짜는 일은 아들이 맡았다.

아이들과 즐거웠던 추억이 있다는 이유로 강화를 여행지로 선택한 것이었고, 가족이 된지 1년이 되는 반려견 동반 여행이기에 장거리 보다는 근거리를 선택하게 되었다. 여행은 거리가 멀든 가깝든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기에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 된다.

바닷가 저녁노을을 보며 함께 걷는 시간마저도 황홀해지는 것은 여행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 주는 고운 선물이다. 그래서 저녁파티를 화려하게 열자며 신바람이 난 아이들과 짐 정리를 하면서야 우리가 숙소에서 먹을거리의 모든 재료를 담은 가방 하나를 집에 두고 온 것을 알게 되었다.

딸아이가 1주일간 짬짬이 정성 들여 고기의 숙성기간과 야채의 신선함까지 계산해 준비한 모든 수고가 날아가 버리는 순간이었다. 그것도 딸아이가 준비한 여행짐을 들고 나오려는데 아들이 말리면서 무거운 것은 남자가 드는 것이라며 먼저 나가 있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고기와 와인이 주는 맛있는 평화를 기대하며 가져온 칠레산 레드 와인 “떼루뇨 까르미네르”  2병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살면서 당황스러워지는 시간이 오면 아이들은 침묵하는 법을 안다. 마음이 불편해졌을 때 건네는 대화는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이들은 잠시 마음에 쉼 하는 시간을 갖는 법을 체득하게 됐다. 그것을 실천하며 살고 있는중에 행복한 가족여행을 기대한 마음 안에 아이들의 불편함이 눕는다.

펜션 밖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웃음소리에 눈치 없이 컹컹 짖어대는 반려견을 애꿎게 달래는데 묘책이 떠오른다. 우리 아파트 상가에 있는 퀵 서비스에게 부탁을 해보면 되겠구나. 명절 전날이라 쉽지 않겠지만 기사를 알아보고 바로 전화를 하겠다던 퀵서비스 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오기까지의 10분이 왜 그리도 길고 지루하던지...

20분이 넘어서 낯선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다름 아닌 퀵서비스 여직원이었고 가족여행을 갔는데 음식을 놓고 가다니 얼마나 당황스러웠나며 막히더라도 잘 가져다주겠다고 한다. 어떤 이의 상냥한 수고가 만들어준 우리들의 저녁 파티는 성대해졌고 불편했을 마음을 잘 참아준 아이들과의 맛있는 시간은 화려해졌다.

여행이란 서로의 마음을 지켜주는 것이다.

시인 이정인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사무국장, 옳고바른마음 총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2019년 언론인협회 자랑스러운 교육인상을 수상했다. 컬럼니스트와 시인으로서 문학사랑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정인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73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