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산행으로의 초대장
[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들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고염나무에 흔하게 볼 수 없는 고염의 열매가 수없이 많이 달려있는 것을 본다. 떨떠름한 그 맛은 어릴적 기억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느낌이었다.
예산군의 가야산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금북정맥 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678m이지만 낮은 산이라고 깐보다간 부상당할 염려가 있으니 조심해서 산행을 해야 한다.
정상에 오르면 서해 바다의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겨울 설경의 아름다움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다. 가을을 실감나게 하면서 감탄사를 자아내는 단풍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가야산의 단풍은 숨 가쁘게 맞이한 계절의 변화인지 주황색소인 카로틴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만산홍엽의 풍광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파란 가을하늘이 그래도 우리 일행을 만족시켜주었다.
가을이 되기 전까지 나무들은 얼마나 바빴을까? 겨울을 잘 이겨내려고 영양소를 만들고 저장하느라 마음까지 물들일 것 같은 단풍의 고마움을 간직하며 한발 한발 오르다보면 정상석은 언제나 일행을 반긴다. 초대하지 않아도 초대받은 느낌은 늘 우리를 기쁘고 즐겁게 해준다.
잠깐의 휴식을 즐기며 산행에서 만큼은 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사는 것 같은 위안으로 소소한 것에 감사하며 만족스러운 표정들을 보면 마음은 모두 소녀가 되어가는 것 같다.
이렇게 좋은데 코로나19 속에 갇혀서 마음껏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슬프게만 느껴진다.
가을꽃의 단풍을 마음속에 저장하고 내려오는 하산 길을 느리고 평화롭게 걷다보니 예산에서 익히 알려진 추사 고택, 그리고 덕산온천 예당호가 만수위로 출렁거리는데 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만 가득했다.
우리가 만난 이 시간 제 그림자를 고요히 수면 위로 찍어내는 낭만적이고 몽환적인 풍경에 함께 초대받아서 오늘도 감사할 따름이다.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