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바세계는 실천함으로 얻게 되는 자신들이 가야 할 정신과 육체적인 육도를 향한 간이역
[골프타임즈=능인 스님, 시인] 어릴 때 어르신들에게 들은 옛 성인 말씀 중에 뱀도 인(人)표를 맞아야 용이 된다고 하신 말씀이 있다. 이처럼 세상 모든 만물은 현실의 상황에 관계없이 자신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윤회하는 과정을 거쳐 보다 더 성숙된 몸을 받아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볼 때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길가에 초라한 풀 한 포기도 기어 다니는 벌레뿐만 아니라 미생물 까지도 그렇다. 생한 그 자리에서 어떻게 사느냐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사람처럼 모든 것을 다 갖추어 소위 작은 우주라고 할 만큼 완벽한 생을 받은 영혼은 없다. 그리고 만물 중에서 사람처럼 가장 수승한 삶을 영위하는 생명도 없다. 이처럼 사람의 몸을 받기 까지 걸어왔던 윤회의 수레바퀴 속에서 얼마나 긴 세월을 노력하여 얻은 결과일까. 한 번쯤 돌아 봐야 한다. 그러나 만약 부귀영화라는 꿈 안개 속에서 하루하루 세월 약을 먹고 술 취한 듯 달려간다면 그 날들이 쌓여 다시 축생이나 자연 속 또 다른 만물로 돌아가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길게 볼 것 없이 한 생이면 족하다.
모든 일을 저질러 놓고 후회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대부분 삶속에서 반복되는 어리석음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예나 지금이나 부족하거나 넉넉해도 사람의 욕심을 채울 수는 없기에 시절의 혼탁함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삶이 빈곤했던 예전이나 모든 것이 풍요로운 지금이나 전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예전보다 지금이 정신적 물질적으로 오히려 불평불만이 많다. 모르긴 해도 예전 우리들의 선조들께서 지금 이 시절을 사신다면 변화된 모습에 마치 천상락을 누리는 듯 행복해 하실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과 말을 하다보면 사람이 뭐 다 그런 거지 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수도 할 수 있고, 잘못도 할 수 있고, 좋은 생각 나쁜 생각도 할 수 있고, 돈도 벌고 싶고, 명예도 얻고 싶고 등등. 사람이니까 희로애락과 탐진치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그런... 그러다보니 사회에서 가장 존경 받아야 할 교육자를 비롯해서 종교성직자들도 말과 실천행이 전혀 다른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부처님께서는 실천 행에 있어서도 제자들에게 한 치의 의문도 가지는 일이 없게 하셨다. 계행을 철저하게 지키셨기 때문에 오히려 수행처소에 머물던 제자들이 힘들어 할 수밖에 없었다. 발우 공양을 나가실 때나 탁발을 하실 때 돌아오셔서 공양을 드시는 것부터 시작해서 물 한 모금 마시는 것 까지도 그랬다. 제자들 입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뭐라고 지적 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도 없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모든 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말씀뿐만 아니라 실천을 하셨다. 물 한 모금을 마실 때는 꼭 천을 가지고 오라고 해서 물을 천에다 한 번 거른 뒤에 그 천을 물에다 씻어서 미생물을 살렸다고 한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처님께서 육년 고행으로 깨달음을 얻으신 것처럼, 사바세계는 실천함으로 얻게 되는 결과로 자신들이 가야 할 정신과 육체적인 육도를 향한 간이역이다.
시인 능인스님은
행복사 주지스님으로 수행자이자 예술인. 시집 ‘능인의 허튼소리’를 출간한 스님은 음반 ‘마음의 향기’ 17집의 작사ㆍ작곡ㆍ편곡한 한국음반저작권협회 회원이며, 430여회 봉사한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